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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에 불과, 다시 촛불의 힘으로”…식지 않은 제주 민심

촛불집회 6000명 참가…즉각 퇴진·국정 안정 바람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2016-12-10 20:14 송고
10일 제주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제주시국촛불집회에서 도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10일 제주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제주시국촛불집회에서 도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퇴진 그날까지 촛불의 힘을 보여줄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지만 제주에서는 ‘즉각 퇴진’과 ‘공범자 처벌’을 촉구하는 촛불이 계속해서 타올랐다.
제주지역 10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10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8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학생, 일반 시민 등 오후 8시 기준 주최 측 추산 6000여명(경찰 추산 3000명)이 참석해 사그라들지 않는 분노를 보여줬다. 이는 지난 7차 집회(주최 측 추산 1만1000명)에 비하면 절반 가량 줄어든 수치다.

집회에는 ‘박근혜 즉각 퇴진’이라고 쓰인 피켓이 주를 이뤘고 ‘근혜 감옥 나는 일상’, ‘몸통은 재벌이다’, ‘다시 촛불의 힘으로’, ‘공범자를 처벌하자’라는 피켓들도 눈에 띄었다.
조카와 함께 나온 한경임씨(55·여·제주)는 “탄핵안이 가결됐다고 해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교활한 무리들은 끝까지 꼼수를 부릴 것”이라며 “특검이나 헌재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계속해서 촛불로 압박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한 중학생(14)은 “탄핵안 가결은 뿌듯한 일이지만 아직 박근혜 대통령이 확실하게 물러나게 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어린 우리들도 대통령을 향한 드립(말장난)을 치고 있는데 하루 빨리 제대로 된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일 제주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제주시국촛불집회에서 도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10일 제주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제주시국촛불집회에서 도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결연한 표정으로 촛불을 들고 있던 김미경씨(47·여)는 “앞서 3차 집회까지 나왔지만 꿈쩍하지 않는 이들을 꺾을 수 없다는 마음에 무기력해졌던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지난 집회에서 전국적으로 200만이 넘는 촛불이 타오르는 걸 보고 울컥했다. 탄핵안 가결까지 이끌어내는 걸 보고 국민의 힘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국민들은 개·돼지가 아니라는 걸 이번 기회에 보여줬다”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집회에 나온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는 계속해서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나온 최진석씨(49)는 “국정공백이 생기고 있는데 그럴 거면 빨리 퇴진하고 대선을 치러야 할 것 아니냐”며 “국민들은 빠른 시일 내에 나라가 안정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이어 “국민들의 힘으로 서서히 나라를 안정시키고 있다. 이제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았다”며 “제발 적극적으로 나서달라. 우리는 깨끗하고 정직한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한 손에는 ‘박근혜 즉각 퇴진’이 적힌 피켓을, 다른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있던 강원호씨(73·제주)는 “예전에는 집회에 나오면 경찰이 먼저 보였는데 이제는 평화 집회다. 경찰도 한 국민이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박근혜 정권을 보면서 한마음으로 싸우고 있다”며 달라진 시위 문화을 조명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귀포에서 제주시까지 트랙터 10여대와 트럭 100여대를 몰고 박근혜 즉각 퇴진 촉구 행진을 펼친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본부도 참여했다.

10일 제주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제주시국촛불집회에서 도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10일 제주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제주시국촛불집회에서 도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발언에 나선 김정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장은 “밭에 있어야 할 농민들이 아스팔트 농사를 지으며 이 자리에 섰다”며 “탄핵이 가결된 만큼 오늘은 자축의 시간이지만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우리 힘으로 제대로 탄핵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도민들의 자유발언, 시국풍자 공연 등이 진행됐으며, 집회가 끝난 뒤에는 광양로터리에서 구 세무서사거리를 왕복하는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오후 8시부터는 만민공동회가 열릴 예정이다. 만민공동회에서는 박근혜 자유 퇴진을 촉구하는 자유발언과 향후 제주촛불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된다.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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