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가운데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민주노총 회원들이 ‘박근혜를 구속해, 한상균을 석방해’ 플래시몹을 선보이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다음 날인 10일에도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이들은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위해 촛불을 계속 이어가자고 결의했다. 

이날 오후 6시에 예정된 7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와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등에서는 오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구속을 요구하는 다양한 사전집회와 토론회가 열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농민 500명(경찰추산 350명)은 오전 11시쯤 전쟁기념관 앞에서 광화문 세종로공원으로 '박근혜 즉각퇴진 구속처벌을 위한 전봉준투쟁단' 행진을 했다.

이들은 대통령 탄핵가결에 대해 "국민의 승리이자 민중의 감동적 투쟁이 또 하나의 역사를 쓴 것"이라고 평가하고 "탄핵을 넘어 즉각퇴진과 구속처벌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1시에는 민주노총이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탄핵당했으니 이제 촛불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꺼지지 않는다"며 "탄핵은 대통령 즉각 퇴진을 위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드배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등 아직 대통령이 저지른 온갖 불법적 정책과 인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퇴진과 더불어 정책 폐기를 위한 촛불항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박근혜 대통령 구속'과 함께 13일 선고공판을 앞둔 한상균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플래시몹을 선보였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제7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의미로 304벌의 구명조끼가 놓여 있다. 구명조끼를 전시한 예술인들은 '세월호 7시간'의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2016.12.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대학생, 청년으로 구성된 416대학생연대 500여명(주최 추산)은 오후 2시쯤 광화문광장에서 '416세대 문화제'를 열고 '세월호 7시간'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장은하 416대학생연대 대표는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될 때 유가족들과 방청석에 앉아 눈물을 터뜨리고 서로 수고 많았다고 다독였다"며 "박근혜 정권 퇴진 없이는 진상규명을 못 한다는 걸 알기에 탄핵은 큰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 구속'과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대학생들이 앞장서자"며 다독였다.

이외에도 오후 3시 보신각에서는 '박근혜 하야, 청소년 시국대회'가, 같은시각 파이낸스 빌딩 앞에는 '박근혜 재벌사주 노동개악 폐기'를 위한 노동법률가 대회가 열렸다.

오전 11시에는 보수단체 회원 1만여명이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고 '탄핵무효'를 주장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223개 보수단체 회원 1만5000명(경찰추산)은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대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한 국회를 비판하면서 한편으로 "울지마세요, 슬퍼하지 마세요, 당당하세요"라며 박 대통령을 위로했다.

집회 도중 참가자 중 일부가 광화문광장에서 7차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횡포를 부려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오후 4시 현재 이들은 대학로 방면으로 행진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7차 촛불집회는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시작한다. 본집회에 앞서 오후 4시부터는 청와대 앞 100m 근처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letit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