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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매체, '탄핵 가결로 시민들 환호' 보도했다 기사 삭제

노동신문에도 '탄핵 가결' 내용 없어
'최고 통치권자 끌어내리는 행위' 보도에 부담 가능성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16-12-10 12:27 송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의 탄핵안은 299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해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가결됐다. 2016.12.9/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의 탄핵안은 299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해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가결됐다. 2016.12.9/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북한 매체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빠르게 보도했다가 곧 삭제한 것으로 10일 파악됐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전날(9일) 오후 8시쯤 '박근혜 탄핵안 남조선 국회에서 가수 다결로 통과'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남조선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오늘 남조선 시간으로 오후 4시10분경 남조선 국회에서 특대형의 권력형 부정부패 범죄를 저지른 박근혜 역도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끝났다"면서 "탄핵소추안은 결정 정족수를 훨씬 넘어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기사는 탄핵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 앞에 집결한 우리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소리 높여 외쳤다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가 이같이 한국에서 벌어진 사안을 불과 몇 시간 만에 보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서 해당 기사는 찾아볼 수 없다. 9일자 기사에 이어 10일자 기사들이 새로 올라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해당 기사만 삭제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그동안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여러 매체를 통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연일 비난, 남남(南南) 갈등 조장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이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상황을 이용해 대남 선전·선동 공세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최근 거의 1개면 이상을 털어 박 대통령을 비난하고, 촛불집회 등을 상세히 소개했던 노동신문은 이날 '죄악의 대가를 반드시 치루어야 한다', '남조선 청년들 박근혜의 퇴진을 요구해 기습시위' 등의 기사와 트랙터 행진, 촛불집회 등의 사진만 5장 싣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최고 통치권자를 끌어내리는 행위'를 보도하는 것이 북한에서 금기사항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우리민족끼리에는 현재 '박근혜 탄핵안 국회에서 통과, 대통령의 권한 상실'이라는 조선중앙통신 기사만 게재돼 있다. 북한 당국 차원의 공식 반응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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