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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탄핵정국…'포스트 촛불' 어떻게 이어질까

7차 촛불집회, 축제 분위기 속에 '즉각퇴진' 구호 이어질듯
탄핵 가결은 '첫 걸음'…"사회 전반 개혁해야"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12-10 07:00 송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6.1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9일 '촛불 시민'들은 그동안 쌓았던 가슴 속 분노를 잠시나마 내려놨다.

6주 동안 매주 쉬지 않고 촛불을 들어온 손은 이날만큼은 홀가분하게 서로를 격려하고 박수를 치는 손으로 바뀌었다. 10일 열리는 '7차 촛불집회'에서는 이러한 '축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목소리도 있다. 탄핵 가결은 시작일 뿐 앞으로의 과제가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탄핵 정국 속 촛불의 역할을 짚어봤다.

◇탄핵 가결되자 시민들은 '환호'

"와아 기가 막히네, 기가 막혀"
9일 오후 4시10분쯤 서울역 대합실에선 시민들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표결결과를 초조하게 생중계로 지켜보던 시민들 속에선 "친박이고 진박이고 소용없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는 더욱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주먹을 굳게 쥐고 인증샷을 찍는 시민, 웃음 가득한 얼굴로 꽹과리를 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국회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현지씨(33·여)는 "일단 탄핵안이 가결돼 다행"이라며 "이제 헌법재판소가 빠른 시일 안에 해야 한다. (그동안 촛불집회로) 시민들이 지쳤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헌재를 압박하기 위해 집회가 계속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퇴진 광장촛불콘서트: 물러나Show'라는 제목의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 모인 3000여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300명)은 쌀쌀해진 날씨에 두꺼운 옷차림으로 집회에 참석했지만 문화제가 진행되는 내내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함께 구호를 외치는 등 '축제'를 즐기기도 했다.

10일 이어지는 '7차 촛불집회'에서는 이러한 축제 분위기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즉각 퇴진'이라는 단호한 구호는 여전히 거셀 전망이다.

퇴진행동은 이날 주제를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로 정하고 직무정지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스스로 결단할 수 있도록 강한 압박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탄핵안 가결 이후 첫 주말집회인만큼 그동안 촛불집회에서 확인된 '즉각퇴진'의 민심을 더욱 계승할 계획이다.

◇탄핵 가결은 '첫 걸음'…"사회 전반 개혁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탄핵 가결을 '시민들의 승리'라고 보면서도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외 혁명 역사를 연구한 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시민들의 위대한 승리지만 아직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기는 빠른 감이 있다"며 "특검에 의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송주명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상임의장(한신대 교수) 역시 "국민들의 관심은 박근혜의 즉각 퇴진과 더불어 여러 국정에 거쳐서 존재하는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반적인 흐름을 봤을 때 이번 탄핵은 '승리의 첫걸음'으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탄핵 정국에 들어서며 촛불의 목소리는 더욱 풍부해 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탄핵 국면에 들어가고 특검에 착수하면 시민들이 외칠게 더욱 풍부할 것으로 본다"라며 "지금은 '박근혜 퇴진'이라는 구호 아래 많은 이슈들이 덮여 있다. 한일군사협정, 삼성, 국민연금 등이 대표적이고 국정운영도 워낙 사고가 많이 벌어지고 있어 이 문제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또한 "이제까지의 촛불집회는 퇴진에 모든 목소리가 집약됐다면 혹한기와 탄핵정국에 접어들면 우리 내부를 다지는 작업들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퇴진 이후 어떤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원하는지, 우리가 바라는 국가는 무엇인지 모든 장소에서 열어놓고 꾸준히 얘기를 해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향후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뿐 아니라 엉망이 된 국가를 바로 잡기 위한 힘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최갑수 교수는 "우리 사회가 정권이 바뀐 적은 있어도 시민들의 목소리로 국가 체제가 정비된 적은 없다"며 "87년 체제를 뛰어넘어 헌법적 가치를 국민적 합의로 모아내는 '입헌혁명'이 필요하다. 정치, 검찰, 재벌 등 전반적인 개혁을 시민들이 이끄는 대대적인 정풍운동을 시작할 때"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민주권 문화제'에서 한 아이가 촛불을 들고 있다. 2016.12.9/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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