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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탄핵때와 달라"…촉각 곤두선 세종 공무원들

TV 틀어놓고 여의도 주시…과장급 이상 비상대기령

(세종=뉴스1) 정책팀 | 2016-12-09 11:48 송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일원에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16.1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일원에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16.1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 표결을 앞둔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는 서울 여의도쪽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겉보기엔 평소처럼 업무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다수 사무실에서 TV를 뉴스채널에 고정시킨 채 탄핵표결의 향방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최근 몇개월간 정국을 휩쓸었던 '최순실 게이트'는 이날 탄핵표결의 향방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세종 관가는 때론 피해자로, 때론 피의자로 등장하며 혼란을 거듭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국정농단에 연루되면서 구속되기도 하고, 일부 공무원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 혼란이 계속 이어지자, 공직사회는 "이제 그만 이 혼란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간절해진 상황이다.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공직사회가 흔들림 없이 각자의 몫을 다 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경제부처 한 국장급 공무원은 "업무에서 실질적 변화는 없고 평소와 같지만 모두 긴장감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과장급 이상은 비상대기령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장소나 시간에 제한이 있는 대기령이라기보다 언제든 연락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경제부처 한 사무관은 "어수선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사무실에 아침부터 TV가 틀어져 있다"며 "어차피 국정 공백은 한달전부터 있었던 것이고 실무자들이야 맡은 업무에서 문제가 없도록 계속 일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27일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를 압수수색하고 있다.2016.10.2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27일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를 압수수색하고 있다.2016.10.2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공무원들은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때를 떠올리며 일부 업무에서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당시 탄핵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헌법재판소에서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번 표결에 대한 무게감은 크다.

사회부처 한 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유는 정치적인 이유가 강했고, 이번은 불법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며 "여론의 방향도 크게 다르지만 말을 아끼는 분위기"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아무래도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들이다보니 더 신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부처 한 국장급 공무원은 "2004년에도 시끄럽긴 했지만 지금과는 좀 다른 게 국민 여론은 탄핵이 잘못됐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다"면서 "헌재가도 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서 큰 불안감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는 분위기가 좀 다르지만 그때도 탄핵됐을 때 공무원들은 큰 동요없이 하던 일했고 오늘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제부처 실장급 공무원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당시를 돌이켜보면 들어온지 얼마안된 사무관들의 충격이 컸던 기억이 있다"며 "가결과 부결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다들 생각이 있겠지만 탄핵 이야기를 꺼리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k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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