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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촛불민심, 제도권 정치 뒤흔들다…'광장 민주주의' 도래

선출 권력도 위헌했다면 언제든지 탄핵 학습효과
광장민주주의 확장성 내포…권력구조 개편 의미도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2016-12-09 16:21 송고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촛불을 높이 들고 있다.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촛불을 높이 들고 있다.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사실상 시민의 힘으로 제도권 정치틀을 뒤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권력자를 직접 거리로 나서 퇴진을 요구했고, 박 대통령으로 부터 사과의 형식을 갖춘 담화를 이끌어낸데 이어 정치권이 탄핵안을 표결하도록 압박했다.  
이번 탄핵안 가결이 사실상 '명예시민혁명' 혹은 '촛불민심의 승리'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시민들이 권력자에 맞서 거리로 나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깝게는 1987년 6월 항쟁이 있는데 이번 촛불집회는 그 양상이 매우 달랐다는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우선 지난 1987년 6월 항쟁은 자신들이 뽑지 않은 권력자로부터 대통령 직선제라는 시스템을 얻기 위한 투쟁이었다면, 이번 촛불집회는 자신이 뽑은 대통령을 처음으로 끌어내렸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탄핵안 가결은 선출된 권력도 언제든지 위헌과 위법적인 행동을 할 경우 내려올 수 있다는 교훈을, 시민들도 자신들의 한 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는 '학습효과'를 만들어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복경 서강대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은 시민들이 선출을 해서 권력을 위임하고 나면 이후로는 어쩔 수 없다는 무력감이 강했다"며 "그러나 이번 탄핵을 통해 권력자가 위헌과 위법 행위를 하면 언제든지 쫒겨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크고 앞으로 만들어질 제도권 권력은 이 같은 잘못된 일은 다시 하지 않아야 한다는 학습효과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정치권 입장에서는 큰 과제를 맞딱뜨리게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탄핵안 가결의 원동력은 촛불민심이었지만 향후 정국을 수습하고 국정을 안정시켜야할 책임은 엄연히 정치권에 있는 탓이다.

정치권을 다시 한 번 시험대 위에 올려놓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이번 탄핵안 가결을 계기로 시민들에 의해 탄핵과 같은 '광장 민주주의'가 자주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에서 만족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할 경우 시민들의 정치에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탄핵 정국'에 이어 '대선 정국'이 급속히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 때문에 나온다.

서복경 교수는 "탄핵 이후에는 유권자는 다시 국회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며 "원내 정당과 대선 주자들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살펴보게 될 것이며 정치권은 그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탄핵안 가결에는 국민이 더이상 제왕적 대통령제는 안된다는 의미가 숨어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탄핵 이후 개헌 정국은 불가피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촛불민심 기저에는 대통령이 제왕적 권한으로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식이 있다"며 "권력구조를 개편하라는 개헌정국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해석에는 반론도 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제왕적 대통령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출된 권력을 임의로 민간인에게 맡긴 대통령에 개인에 있다는 분석이다.

신광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제왕적 대통령제는 이제까지 있어왔고 지금의 분노는 헌법에 있다기 보다는 자격이 안되는 사람이 술수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왔다는데 있다"며 "전대미문의 사건을 벌인 대통령에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탄핵 이후 정국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분명한 만큼 이에 대해서 정치권이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입을 모은다.


sangh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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