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탄핵 국면서 트럼프 '돌출 대북정책' 나오면? 韓 '우왕좌왕'?

"탄핵 가결되면, 고 건 전 총리 역할 넘어서야"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2016-12-09 08:00 송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8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열린 '수서고속철도(SRT) 개통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16.1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가 8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열린 '수서고속철도(SRT) 개통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16.1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 한국 외교는 전혀 다른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헌법 제73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조약을 체결·비준하고, 외교사절을 신임·접수 또는 파견하며, 선전포고와 강화를 한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 이 업무를 이어받게 된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당시 고건 전 국무총리는 권한대행 기간 9건의 조약을 체결하고 신임장 제정식을 개최해 외교사절을 접수한 바 있다.

고 전 총리가 임시로 두 달 정도 이같은 일을 했지만, 황 총리는 이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사령탑 역할을 해야된다.

문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표면적인 업무 외에 산적한 '고차원 외교 방정식'을 풀어나갈 수 있을 지 여부다. 자칫 잘못하면 '외교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장 한국을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 등의 시선이 이미 예사롭지 않다.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되면, 불안정한 한국과 제대로 대화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측 인사들을 만나고 이날 새벽 귀국한 새누리당 특사단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위원회 인사들이 '한국 대통령의 탄핵 문제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특사단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측 인사들로부터 "탄핵안이 가결되면 (한국의) 누구와 접촉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특사단은 인수위의 에드윈 퓰너 고문과 톰 리드, 마샤 블랙번 부위원장, 의회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을 면담했다.

주목할 점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인수위 측 인사들이 "혹시 외교 현안에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트럼프 정부 초기에 예상치 못한 한국 관련 정책이 나와도 한국이 당황할 필요가 없다"며 "정부 초기에 설령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가 나가도 '절대 놀라지 말라'는 표현을 여러 번 강조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금기를 37년 만에 깨고 대만 차이잉원 총통과의 깜짝 전화통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사전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트럼프 정부의 '돌발 대북 정책'에 우리 정부의 '권한대행' 체제가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탄핵국면에서 '우왕좌왕'하며 국제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한류 금지령'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징후가 뚜렷하지만, 아직 우리 정부는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이 와중에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가 수동적인 외교에 머문다면, 이러한 외교적인 난제는 그대로 숙제로 남아 고스란히 다음 정부 출범 때까지 국가적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큰 편이다.

실제 지난 5일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고, 우리 의원들은 "사드가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얘기가 되고 있기 때문에 북핵을 먼저 해결해야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한 외교소식통은 "권한대행 체제에 적극적인 외교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심각한 외교적 사안이 있을 경우 의회와 거국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argus@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