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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당장 잡아와라"…김빠진 청문회에 시민들 분통

전날 재벌 청문회 이어 두번째 청문회
"모르쇠 일관, 수준 낮은 질문" 혹평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김다혜 기자, 이원준 기자 | 2016-12-07 11:42 송고 | 2016-12-07 14:08 최종수정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오른쪽)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2016.1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오른쪽)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2016.1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7일 국회에서 이틀째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가 열리고 있지만 시민들은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에 분통을 터뜨렸다.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전날 재벌총수들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벌인데 이어 이날은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틀째 청문회를 진행 중이지만 핵심증인 최순실씨,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은 나오지 않았다.
시민들은 "최순실을 당장 잡아와 증인석에 앉히라"고 요구하는 한편, 모르쇠로 일관하는 증인들, 알맹이 없이 목소리만 높이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역 1층 대합실엔 시민 20여명이 앉아 청문회 생중계에 눈을 고정하고 있었다. 
 
역에서 만난 박해룡씨(62)는 "뻔뻔한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는 "예상한 거 아니냐"면서도 "(최씨를) 강제로라도 청문회장에 잡아와야 한다"고 했다.
 
전북 군산에서 온 김진주씨(38·여)는 "화가 난다. 억울하고 죄가 없다면 당당하게 나오면 되는 거 아닌가. 켕기는 게 있으니까 불출석하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최씨가 공황장애로 못 나온다는데) 그 말을 누가 믿나. 울화통이 터진다"고 했다.
 
대합실에선 무거운 표정으로 화면을 보며 "어차피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가야 안다"고 향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절차를 상기하는 남성도 있었다.

고속터미널을 오가는 시민들도 심각한 표정으로 청문회를 시청하고 있었다.
 
서울고속터미널에서 만난 유복연씨(76·여)는 "참석 안한 증인들을 끌어내야 한다. 국민들을 우습게 아는 것이다. 가만두면 안된다"고 맹비난했다. 유씨는 "최순실이 나와서 국민들에게 깨끗하게 사죄하고 잘못을 깨달아야 한다. 숨어서 안나오면 어쩔 것이냐"며 "뉴스만 보면 너무 불쾌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경기 구리시에 사는 조병춘씨(62)는 "어제 여당의원들을 보니 청문회를 하는 것인지 해명기회를 주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낮은 질문들을 하더라"며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아직 이해를 못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년 남성은 "청문회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 남성은 "이미 다 나온 얘기들인데 괜히 몰아세우기만 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최순실, 우병우 등이 출석을 거부하는 것은 잘못이다. 부르면 오긴 와야 한다"고 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DMB로 틈틈이 전날 청문회를 지켜봤다는 직장인 홍선화씨(34·여)는 "그간 세간의 의혹이 확인될까 관심이 높았지만 국회의원들은 화만 내고, 대기업 총수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결국 건진 게 거의 없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죄인지, 최순실의 죄인지, 대기업 총수들의 죄인지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어 답답했다"고 혹평했다.
집에서 TV를 통해 청문회를 시청했다는 주부 박려선씨(39.여)는 "이런 식의 청문회라면 밤을 새워도 의문이 해소되지 않겠다. 다들 저렇게 모르쇠로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국민 앞에서 장난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재벌총수들이) 어떻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 큰돈을 줄 수 있다는 건가"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수준낮은 질의, 관련 의혹을 두둔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한 조롱과 비판도 쏟아졌다.

식당에서 청문회를 본 구자희씨(63.여)는 "어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문회에 임한 태도는 누가 봐도 연습한 대로인데 연습이 소용없을 정도로 매섭게 질의를 해야지, 어떤 질문은 아주 수준이 낮았다. 심지어 재벌의 건강을 챙기는 의원도 있었다"고 혀를 찼다.
 
전북 전주시에 거주하는 김승완씨(32)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질문이 개그콘서트보다 웃기더라"며 "증인들을 위해 일해주는 양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김성태 국조특위원장도 중립을 지키지 못했고, 이완영 의원은 '이완용'과 똑같다"고 일갈했다. 
 
새누리당 재선의원 보좌관 K씨는 "의원들이 할 말만 하는 청문회다. 답변시간은 제대로 주지도 않고 딱 자기 의정보고서에 넣을 멘트만 날리고 있다"고 관전평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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