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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朴대통령 파면할 정도의 탄핵사유"(종합)

"중대한 법 위반 해당…탄핵절차 진행해야"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 입건 처음

(서울=뉴스1) 안대용 기자 | 2016-11-20 17:58 송고 | 2016-11-20 18:05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14.4.17/뉴스1

검찰이 20일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로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을 일괄기소 하면서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판단하고 피의자로 정식 입건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이자 문제의 본질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박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최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과의 '공모관계'를 적시하며 형법 제30조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함에 따라 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 대통령의 '책임'이 더욱 선명해졌다.

매주 토요일 100만명 이상의 시민이 전국 각지 광장에 모여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구체화된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이어서 탄핵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46·사법연수원 36기)은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검찰은 박 대통령이 최씨 등과 공모해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등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는 헌법재판소가 탄핵 요건으로 요구하는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로 탄핵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는 헌법 규정에 따라 즉각 탄핵소추를 진행해야 하고, 이를 등한시하면 세간의 실세들이 저지른 직무유기와 다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헌법 제65조 1항은 '대통령 등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법 제53조 1항은 '탄핵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에서 "직무행위로 인한 모든 사소한 법 위반을 이유로 파면을 해야 한다면 법익형량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모든 법 위반의 경우가 아니라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있어야 한다"며 탄핵 결정의 기준을 설명한 바 있다.

헌재는 당시 △헌법상 부여받은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뇌물수수 △공금의 횡령 등 부정부패를 한 경우 △공익실현 의무가 있는 대통령으로서 명백하게 국익을 해하는 활동을 한 경우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국회 등 다른 헌법기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경우 등을 들면서 "대통령의 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해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에 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이 정당화된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016.11.1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68·7기)도 "지금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한 법 위반의 중대성을 묻는다면, 매주 국민 100만명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오는 것만큼 중대한 사안이 어디있나"라고 반문했다.

김 전 재판관은 "100만의 촛불이 국민의 총체적 뜻을 반명했다고 본다면 헌재에서 말하는 법 위반의 중대성은 이것 이상 중요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을 두고 헌법에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헌법 위반이라고 하는 주장이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라며 "헌법상 우리나라의 주권자는 국민이고 국민만이 권력을 가지므로 국민은 대통령을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가진 권력의 한계는 없고, 국민이 주권을 발동해 나올 때는 국민의 주권 행사를 재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관을 지낸 A변호사도 "박근혜 대통령의 법 위반 혐의가 탄핵 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란 점에선 크게 이론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 되느냐 안 되느냐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탄핵 소추가 돼서 헌재에 탄핵심판 사건이 갔을 때 헌재가 실제로 탄핵 결정을 해줄 것인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서울변회 회장 출신인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수호하는 변호사모임 대표 김현 변호사(60·17기)도 "당연히 탄핵 결정 사유에 해당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 사안이야말로 정경유착의 대표적인 경우"라며 "권력을 가지고 국가를 위해 헌신해야 할 대통령이, 시대가 변했는데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기업으로부터 돈을 출연하도록 한 행위 등은 매우 질이 좋지 않다"며 "개인의 행위라도 용납하기 어려운 일을 최고 정치지도자가 한 것은 더욱 실망스럽고, 혐의가 이렇게 드러난 만큼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 /뉴스1 © News1 

헌법 제65조 2항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국회 재적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의 찬성이 나와야 탄핵소추가 가능하다.

야당인 더불어빈주당이 121석, 국민의당이 38석, 정의당이 6석이며 무소속이 6석이어서 산술적으로는 야당 의원 모두와 무소속 의원들이 국회에서 탄핵소추에 찬성할 경우 현재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적어도 29명 의원의 동의를 더 얻어야 탄핵소추를 할 수 있다.

만일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국회의장은 지체없이 소추의결서 정본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보내야 하고, 법사위원장이 소추의결서를 받으면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다. 그리고 법사위원장이 소추의결서를 헌재에 제출하면서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된다.

헌재가 대통령 탄핵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박한철 소장(63·13기)과 이정미 재판관(54·16기)이 각각 내년 1월과 3월에 퇴임할 예정이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을 때 헌재의 탄핵심판 진행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헌법상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하며 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법 제38조에 따르면 헌재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결정의 선고를 해야 하는데,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경우 그해 3월12일 탄핵소추안이 통과돼 5월14일 기각 결정이 나기까지 62일이 걸렸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순실(60)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20일 청와대가 보이는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 대형 전광판에 중간 수사발표 모습이 생중계 되고 있다.  2016.11.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최씨에게 직권남용, 강요, 강요미수, 사기미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안 전 수석에게 직권남용, 강요, 강요미수 등 혐의, 정 전 비서관에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각각 적용해 모두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등 범행에 대통령의 공모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대통령과 공모하여'라는 문구를 공소장에 넣었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금 강제 모금과 국정자료 유출이 박 대통령의 지시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의 자금 출연을 강요했다는 혐의, 최씨 관련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현대자동차그룹에 강요했다는 혐의, 현대자동차 그룹과 한국관광공사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레저코리아(GKL)에 선수단을 창단하도록 강요하면서 에이전트 계약 등을 최씨 실소유 회사와 체결하도록 강요했다는 혐의 등에 모두 박 대통령의 개입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KT 인사 개입 혐의와 최씨에게 각종 국정보고서를 사전 유출했다는 혐의 역시 박 대통령이 공범으로 개입했다고 봤다.

검찰은 강제수사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이 입건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야권 대선주자 6인 등 야권 주요인사 8인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퇴진운동과 탄핵추진을 논의해달라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野)3당과 국회에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는 야권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 등 6인이 참석했다. 또 천정배 국민의당 전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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