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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무좀①]의외의 난치질환...민간요법 함부로 했다간 큰코

10명 중 1명꼴로 발생…목욕탕·수영장 발닦이 조심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6-11-20 06:00 송고
무좀 형태./© News1
무좀 형태./© News1

서울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박동현(가명·35)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무점에 시달리고 있다. 땀을 흘리지 않는 겨울이면 잠잠할줄 알았는데 무좀균이 사라지지 않아 고민이다.  

약국에서 무좀연고를 사다가 꾸준히 발라보고 빙초산에 발도 담가봤지만 무용지물이다. 내년 여름에는 깨끗한 발로 샌들을 신고 싶어 올겨울 무좀을 박멸할 각오를 세웠다.
이광훈 세브란스병원 피비과 교수 도움말을 통해 지긋지긋한 겨울무좀에 대해 알아본다.

◇무좀 발에만 생긴다?…몸통과 머리에도 생겨

무좀은 전신에 걸쳐 발생하는 질환이다. 손과 발은 기본이고 사타구니, 얼굴과 몸통, 머리에까지 옮겨 발생할 수 있다.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진균 감염증으로 대략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이 균은 피부 각질층과 모발, 손톱, 발통 등 각질 조직에만 침입해 기생하면서 피부병을 일으킨다.

공중목욕탕과 수영장처럼 사람이 많은 곳의 발닦이와 신, 마룻바닥에 환자로부터 떨어져 나온 때나 각질 등을 통해 감염된다. 드물지만 고양이나 토끼, 소 같은 동물로부터 감염될 수 있다. 

무좀은 보통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여름에 극성을 부리지만 겨울도 예외는 아니다. 여름은 피부 노출이 많은 계절이라 감염 기회가 많을 뿐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손과 발에 생기는 수족부백선이 가장 흔한 유형으로 발가락과 손가락 사이에 각질이 일어나거나 허물이 벗어지며돼 악취가 난다. 소수포형은 발바닥에 작은 물집이 하나 또는 여러 개 보여 발생하고 가렵다.

완선은 사타구니 주변에 발생하는데 붉은색 피부 증상이 주위로 퍼지면서 가장자리는 주변보다 피부가 솟아 보인다. 대부분 젊은 남성이 많고 항문까지도 번질 수 있다.

얼굴과 몸통에 생기는 안면·체부백선은 증상 초기에 붉은 반점이 발생하고 주위 피부로 퍼지는 특징을 보인다. 머리에 생기는 두부백선은 탈모 증상을 일으키며 소아 환자가 대부분이고 어른은 매우 드물다.

오랜 세월 손·발 무좀은 손톱과 발톱으로까지 번진다. 이 무좀은 손톱과 발톱 표면의 광택이 없어지고 두꺼워지며 끝부분이 부스러지는 게 특징이다.

◇환자 25~30% 가족도 무좀…묻지마 민간요법 근거 없어

무좀은 장기간 방치하면 가족 중 새로운 환자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좀환자 25~30%는 가족도 무좀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꾸준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우선 진균도말검사 등를 통해 무좀 형태를 파악한 뒤 씻은 후 바짝 말린 부위에 국소도포제를 꼼꼼히 바른다.

진물이 흐르는 급성 증상은 용액형 치료제나 습포요법으로 손과 발을 말려주는 게 중요하다. 무좀 부위가 두꺼워진 만성형은 각질용해제가 들어간 무좀연고를 발라 피부 각질을 벗겨낸다. 2차 세균감염이 있으면 항생제 치료를 병행한다.      

손발톱 무좀은 수술요법 고려할 수 있지만 감염 부위가 넓으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수술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다.
사과식초./© News1
사과식초./© News1

의료기관 방문을 꺼리며 식초나 빙초산에 발을 담그는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치료는커녕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

식초나 빙초산 주성분은 다른 산과 마찬가지로 곰팡이균을 없애지만 피부 각질층에 부담을 줘 자극성 피부염이나 2차 세균감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킨다.

소주 역시 알코올 성분이 무좀균을 없앨 것으로 생각하지만 의학적인 근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광훈 교수는 "무좀을 가볍게 생각해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환자가 많다"며 "드물지만 식초나 빙초산에 발을 함부로 담드다 각질층이 녹아 발가락이 달라붙어 외과수술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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