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무비IN]'마스터' 이병헌, '내부자들' 이병헌 넘을까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2016-11-15 17:11 송고
배우가 연기를 못하는 것보다 더욱 위험한 건 관객들의 외면이다. 오랜 기간 연기를 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한 가지 얼굴로만 관객에게 각인돼 어떤 역할을 해도 감흥이 없어지는 배우들이 있다. 그러면 결국 관객들은 그에게서 고개를 돌린다. 만 원 안팎의 관람료를 지불하고 극장에 가서 연기를 감상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반대의 좋은 예가 있다. 데뷔 25년 차 배우 이병헌은 연기로 모든 것을 말하는 사람이다. 사생활과 관련된 논란도 그의 연기력을 덮을 만큼 강력하진 못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의 영화에 지불하는 관람료는 아깝지 않다고. 배우에게 "돈이 아깝지 않다"는 말만큼 행복한 칭찬이 있을까. 
지금까지 이병헌이 연기력으로 논란이 된 적은 거의 없었다. 늘 자신의 자리에서 기대 이상의 것을 해낸다. 다만 감독이나 주변 사람들은 조금 피곤할지 모른다. 캐릭터 연구에 치밀하기로 소문난 이병헌은 끝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능동적으로 인물을 창조해 나간다. 적재적소에 맞는 애드리브 또한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 할까"라는 '내부자들'의 명대사는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병헌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 News1star/ '마스터' 스틸컷
이병헌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 News1star/ '마스터' 스틸컷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분), 무족보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 정치판을 설계하는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분)의 의리와 배신을 그린다. 이병헌은 생애 처음으로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펼쳐 보이면서 인물이 걸어온 삶의 굴곡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결과는 대성공. 관객들은 그의 연기에 웃고 울고 분노했다. '내부자들'은 제작진의 기대치보다도 훨씬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이병헌의 연기력에 돌을 던질 사람은 없었다. 현재 그의 연기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치는 정점을 찍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달 개봉하는 '마스터'(감독 조의석)는 이병헌이 강동원, 김우빈과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된 작품이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까지, 세 남자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이병헌이 현장에서 모니터를 하고 있다. © News1star/ '마스터' 스틸컷
이병헌이 현장에서 모니터를 하고 있다. © News1star/ '마스터' 스틸컷


이병헌은 희대의 사기범 진회장 역을 맡았으며 강동원은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 김우빈은 원네트워크 전산실장 박장군으로 분했다. 이병헌은 뼛속까지 악역을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또 한 번 짜릿한 충격을 선사할 전망이다. '원래부터 나쁜 놈'을 연기하며 그는 상식적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을 접었다고 털어놨다. 일반적인 사람들과 생각의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병헌이 연기하는 진회장은 '지독한' 악인이지만 '단순한' 나쁜 놈은 아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팔색조 같은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다. 외모에도 변화를 주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병헌은 극 중 세월의 흐름에 따라 외적 변모를 거치는데 흰 머리와 희끗희끗해진 수염으로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내부자들'의 성공으로 인해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이 생길 법도 하지만, 빨리 떨쳐내는게 좋다고 그는 말한다. 더불어 '마스터' 속 캐릭터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고, 관객들도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입체적 인물을 연기해내려 노력한 이병헌의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그렇다면 '몰디브' 같은 명대사도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는 걸까. 이병헌은 "이번에도 비슷한 애드리브가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과연 '마스터'에선 이병헌의 어떤 얼굴을 만나게 될까.


uu84@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