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경제 >

카카오와 결별한 은행…간편결제 '각자도생' 시대

뱅크월렛카카오 올해 말 중단…IT+은행 협업 실패로
송금한도 제한 등 각종 규제에 서비스 확대 어려워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6-11-15 15:58 송고
뱅크월렛카카오 초기 화면 

정보기술(IT)과 은행이 협업한 '뱅크월렛카카오'가 올해 말 서비스를 정리한다. 출시 첫 달 가입자가 50만명에 달할 정도로 기대를 모았지만 각종 규제로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들은 별도의 모바일뱅크 서비스를 통해 젊은 고객 확보에 나섰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뱅크월렛카카오는 다음 달 30일부터 서비스를 종료한다. 금융결제원은 최근 회원들에게 이를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뱅크월렛카카오는 미리 충전한 돈을 카카오톡을 통해 송금하거나 오프라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IT와 은행이 결합한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았지만 지난 2014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은행들도 전용 통장의 판매를 중단한다. NH농협은행은 뱅크월렛카카오의 충전 계좌로 지정하면 우대 금리를 주는 'NH농협뱅크월렛통장'을 이달 말부터 판매하지 않는다. 우리·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도 조만간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

업계에선 출시 후 첫 달 가입자가 50만명에 이르는 등 돌풍을 일으켰지만 번거로운 절차로 동력을 잃었다고 분석한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은행 계좌에서 뱅크웰렛카카오 계정으로 송금해 돈을 충전해야 한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금융결제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뱅크월렛카카오의 신규 회원은 2014년 11월 48만명에서 12월 10만명, 2015년 1월 4만명으로 갈수록 급감했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송금 후 충전을 해야 하는 데다 최대 충전액(50만원)·하루 송금액(10만원) 등의 제한까지 있어 이용이 불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나중에 50만원인 한도를 전자금융거래법에서 허용한 200만원까지 확대했지만 한번 잃은 동력을 다시 회복하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면서 더는 뱅크웰렛카카오에 연연할 이유가 없어졌다. 신한(써니뱅크)·국민(리브)·우리(위비뱅크)·하나은행(1Q뱅크) 등 대부분의 은행이 자체 모바일뱅크를 출시했다. 카카오도 뱅크월렛카카오보다 조만간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젊은 층으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카카오 플랫폼이 없어지면서 이 역할을 대신할 모바일뱅크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가 중단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불편사항이 생기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