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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조 '中 광군제' 잡아라"…화장품에 매달린 韓 유통업계

최장 24일간 할인…올해 판매액 25조원 전망
韓상품, 화장품이 80%…"판매액도 미미"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6-11-10 07:20 송고 | 2016-11-10 09:48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중국 최대의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를 앞두고 국내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광군제는 '독신'을 의미하는 숫자 1이 가장 많이 들어간 11월11일을 기점으로 진행되는 중국 최대의 할인 행사 기간이다. 올해는 그 기간이 연장되면서 판매액 규모가 역대 최대에 달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중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국내 면세점과 역직구몰을 운영 중인 오픈마켓들도 일제히 관련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광군제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대 24일간 축제…국내 면세점·오픈마켓 가세

10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광군제 당일 중국에서 발생한 전체 온라인 매출액은 2014년에 비해 52.7% 증가한 1229억위안(약 22조원) 규모다. 올해 판매액은 약 1492억위안(약 25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2009년 처음 시작한 광군제는 2012년부터 전국적인 할인행사로 확대됐다. 올해 알리바바는 광군제 당일 24시간 동안 진행했던 행사를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13일까지 24일간으로 연장했다.

현지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 역시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행사를 진행한다. 장바구니에 미리 넣어둔 상품들을 11일 오전 0시를 기점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국내 면세점들은 온라인몰을 통한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롯데·신라 등 국내 4대 면세점은 매출액 가운데 62%를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다.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은 지난 1일부터 최대 110달러를 지급하는 '광군제 3배 행운을 잡아라'를 진행중이다. 갤러리아 온라인면세점 중국몰에서는 모든 방문 고객에게 11월 한 달간 30만원 상당의 즉시할인 적립금을 증정한다. 

G마켓 글로벌샵은 14일까지 인기 브랜드 상품을 최대 70% 할인한다. 패션·뷰티제품 구매객과 신규고객에게는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중국·대만·싱가포르 등을 대상으로 배송비 50%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알리바바와 역직구 사업을 진행하는 티몬은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을 할인가에 선보인다. 티몬에 따르면 11월 역직구 매출 성장은 10월 대비 650%에 달할 전망이다. 11번가 중문샵은 현지 구매객에게 배송비를 지원한다.

광군제에 힘입어 국내 소비 심리를 띄우기 위한 행사들도 진행중이다. 롯데백화점은 13일까지 '코리아 광군제'를 통해 롯데닷컴과 엘롯데 등 온라인몰에서 인기 아이템을 최대 80% 할인한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행사 기간을 2배로 늘리고 역대 최대 수준이 100억원 규모의 물량을 준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광군제는 중국의 최대 할인행사"라며 "'코리아 광군제' 행사를 기획한만큼 고객들의 소비심리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이벤트' 진행 모습. ©AFP=뉴스1
지난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이벤트' 진행 모습. ©AFP=뉴스1

◇韓 상품 비중 미미…현지 업체 빠른 추격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한국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데다 상품 역시 화장품 등에 치우쳐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협회의 '광군제, 우리 기업의 활용이 가능한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광군제 시즌 동안 알리바바 쇼핑몰에서 판매된 한국 상품 매출은 전체의 0.05%에 불과한 737만달러(약 85억원)에 그쳤다.

매출 역시 대부분 화장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기초화장품의 경우 한국 상품 전체 구성비의 50%를 차지하며 2~5위는 헤어·색조화장품 등으로 전체의 8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지 브랜드의 추격이 만만찮다. 실제 지난해 광군제 기간 동안 화장품 부문 판매량은 현지 브랜드의 약진이 돋보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광군제 기간 동안 화장품 부문 1~4위는 △바이췌링(百雀羚) △한수(韓束) △OLAY △아푸(阿芙) 등 모두 현지 업체가 차지했다. 2014년에는 바이췌링(3위)·한수(9위)·OLAY(7위)였지만 1년만에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편중된 상품 구성과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의 경우 한류의 영향으로 아직까지 판매가 꾸준한 편"이라며 "가장 확실하게 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어 대부분이 주력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주요 온라인몰의 높은 진입장벽을 그 이유로 보고 있다. 광군제에 참가를 원하는 기업은 중국법인이 있어야 하며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해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조건을 충족하기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김건우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한국 기업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며 "기업 차원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중국 내 네트워크 확보가 가능한 인력을 충원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는 효과적인 시장진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파워셀러'를 양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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