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2016 美대선] 북한은 왜 클린턴보다 트럼프 당선을 바랄까

클린턴, 오바마 연장선에서 압박·강경 더할 듯
北 '우둔한 힐러리' 비난…위해 덜한 트럼프 원해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6-11-09 07:00 송고 | 2016-11-09 09:03 최종수정
미국 공화·민주 양당 대통령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힐러리 클린턴. © AFP=뉴스1
미국 공화·민주 양당 대통령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힐러리 클린턴. © AFP=뉴스1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운명이 한국시간으로 9일 결정된다. 미국의 새 대통령 선출로 남북관계 역시 운명의 갈림길에 놓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클린턴의 당선이 점쳐지고 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 등으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1년 가까이 장기화됨에 따라 미국의 대선은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느정도 미국에 영향 받기 때문이다. 
그간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클린턴의 대북정책을 종합해 볼때 그는 대통령 당선 후 현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보다 강경한 대북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가에서 '매파'로 평가 받는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1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인물로, 사실상 그가 펼칠 북핵정책은 오바마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클린턴이 수차례에 걸쳐 북한의 핵, 미사일 장거리 개발 등을 용인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이 주목을 끈다. 이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 받는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를 재검토, 보다 강경한 대북정책을 취할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 클린턴의 외교정책 핵심 참모로 알려진 로라 로젠버거는 최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정부 출범 이후 대북제재를 대폭 강화할 것을 시사했다.

아시아통으로 평가 받으며 클린턴 집권시 외교·안보 요직에 중용될 것으로 알려진 그는 "클린턴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길이 북한의 유일한 선택지임을 깨닫게 만들도록 동맹과 협력해 대북압박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북한이 지금까지 많은 제재를 받아왔지만 고통을 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지금보다도 더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클린턴과 접전을 펼치는 '이단아'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북핵에 대한 입장은 클린턴과 같지만, 클린턴과 달리 북한과의 직접 협상 등을 거론하고 있다. 그는 "김정은은 미치광이 같지만 인정해 줘야 한다", "필요하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대화하겠다"라는 입장을 보이는 등 기존의 북핵 정책에 있어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클린턴 같은 경우는 정책의 연속성에 있을 것"이라며 "클린턴은 (오바마 정부의 연장선에서) 대화와 압박, 트럼프는 강성으로 대북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순보 자유민주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도 "일단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경우 '3기 오바마 행정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를 유지하면서 클린턴 특유의 대북압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클린턴의 당선이 점쳐지는 가운데 북한은 여전히 클린턴보다는 트럼프의 당선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외선전용 매체 조선의오늘은 지난 6월 '트럼프의 충격으로 보는 한국의 정체성'이라는 글을 통해 "우둔한 힐러리", "현명한 정치인 트럼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클린턴을 비난하고 트럼프를 옹호한 바 있다. 이는 클린턴이 펼칠 대북 강경 정책에 대한 방어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아무래도 클린턴 쪽 인사들이 비핵화를 위해 더욱 강경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당장 클린턴이 대통령이 된다면 위태롭겠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한국 안보는 한국이 지켜라'라고 발언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북한 안보에 위해가 덜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jung9079@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