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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조종인력난 위험수위…부기장 없어 기장2명이 운행하기도

빡빡한 스케줄에 과속비행·정비부실·조종사 피로누적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6-11-06 06:00 송고
© News1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급증하는 해외여행 수요에 맞춰 매년 기체도입을 늘리고 있지만 조종사 수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력난이 심각한 일부 LCC는 부기장이 없어 고육책으로 기장만 2명이 운항한 경우도 있다. 인력 부족에 조종사 피로도 누적되고 있다. 빡빡한 운항 스케줄로 정비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난에 애타는 LCC…부기장 없어 기장 2명이 운항하기도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 제출받은 자료와 업계 조종사 수급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은 항공기 1대 당 조종사 17.2명을 확보했고, 아시아나항공은 16.8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LCC의 경우 제주항공 14.7명, 진에어 13.3명, 에어부산 13.7명, 티웨이항공 13.5명, 이스타항공 10.8명 등으로 나타났다. FSC(Full Service Carrier)와 LCC 간 조종인력 차이가 항공기 한 대당 3~6명에 달하는 셈이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특히 LCC 업계는 부기장 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랜 비행기간을 거쳐 경험을 쌓은 기장은 그나마 사정이 낮지만, 신입 부기장의 경우 기종 적응 교육·훈련 등에 상당한 기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숫자가 자질미달 등으로 항공사를 이탈하는 상황이다.

고질적 부기장 인력부족에 고육책도 등장했다. LCC 한 업체는 현재 일부 운항편에 기장만 두명을 투입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도 기장을 부기장으로 투입하기 위한 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급의 기장이 두명 탑승하게 되면 의견마찰을 빚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최근에는 기장 두 명이비행기 내에서 운항중 말다툼을 벌인 일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빡빡한 스케줄에 과속비행·만성피로…안전사고 우려↑

지난 5월초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에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제주공항 취항을 포기했다. 반면 저비용항공 A사의 항공기는 한번 랜딩에 실패한 후에도 다시 재도전을 해 기어코 제주공항에 착륙했다. 비슷한 시각 또 다른 저비용항공 B사의 항공기는 2번의 착륙 시도 끝에 결국 부산공항으로 회항했다.

LCC 업체들이 악천후에도 결항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빡빡한 스케줄 탓이다. 예를 들어 인천에서 제주공항을 거쳐 일본으로 향하는 식으로 운항일정이 꽉 짜여있는데, 한 편이 결항되면 이후 스케줄은 엉망이 된다. 운용 기체수가 적은 LCC는 대체기를 투입할 여력도 없다.

시간에 쫓기는 LCC 조종사들은 과속비행 압박을 받는다. 비행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선 운항이 지연될 경우 그만큼의 시간을 하늘에서 만회해야 한다. 예정 시간보다 10~20분 늦게 출발해도 도착 예정시간에 꼭 맞추는 것은 그만큼 과속비행을 했다는 의미다.

빡빡한 스케줄에 정비시간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한 LCC 업체는 임대기간이 만료된 여객기를 반납하려다 소유주에게 거부당했다. 비행은 가능하지만 임대 기간에 비해 각종 부품들의 마모 상태가 비정상적으로 심각했기 때문이다. A사는 소유주가 수리 후 반납을 요구하자 임대 기간 연장을 결정했다.

한 LCC 조종사는 "피로도 누적은 만성적이고, 심지어 예방정비 시간도 부족할 정도로 빡빡하게 돌리고 있다"며 "비용절감만 외치는 경영진의 태도에 질린 숙련 정비사들 이탈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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