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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이정현 바라보는 순천시민들 심경 '착잡'

책임있는 '정치인 이정현' 기대했지만 '분노'
'지역 발전 견인차' 희망 무너지나 내심 우려

(순천=뉴스1) 지정운 기자 | 2016-11-02 10:38 송고 | 2016-11-02 10:39 최종수정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비박계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비박계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현 사태를 견제하지 못하고 청와대 눈치만 본 당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총사퇴해야 한다"며 "야당과 국민이 동의하는 거국내각 구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6.10.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 승승장구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전남 순천)를 바라보는 지역들은 심경은 요즘 착잡하기만 하다.

헌정 사상 첫 호남 출신 보수 여당 대표를 배출해 '지역주의 타파'에 기여했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던 순천시민들은 최근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추락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이 대표에게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의 입', '박근혜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대표가 박 대통령 옹호 발언을 서슴지 않은데다 같은 당 의원들의 지도부 퇴진 요구에 버티기로 맞서고 있는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동시에 이 대표의 위상이 격하될 경우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답답함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사상 첫 호남출신 보수여당 최고 지도부 자리에 오른 이 대표는 정치 개혁은 물론 지역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를 지지하지 않은 인사들도 이 대표의 지역 예산 확보와 그동안 소외된 정부부처 인사 해소 등에 희망을 걸었다.
이러한 희망과는 달리 2개월여만에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소용돌이 휩쓸리며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최순실씨의 대통령 연설문 수정 의혹과 관련 "나도 연설문을 작성하기 전에 친구 등 지인에게 물어본다"는 상식 밖의 발언을 하며 화를 자초했다.

특히 이 발언은 여당 대표라는 책임있는 정치인이 했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원성과 함께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당 비박계는 물론 범친박계로부터 '최순실 사태' 해결방안으로 대표직 사퇴를 요구받고 있지만 확실한 대응 방안을 내지 못한 채 버티기로 일관하면서 중앙 정계에서 입지도 시간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순천시민 김모씨(49)는 "국정교과서 발언의 기억이 잊히기 전에 또 다시 정치 지도자로서 해서는 안되는 말을 해 시민들을 실망시켰다"며 "이 대표를 국회의원으로 뽑은 순천시민들이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환경운동연합 김태성 사무국장(49)은 "이정현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이전 이미 세월호 참사 때 언론 장악을 시도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당 대표직 사태는 물론이고 의원직도 사퇴해야 한다"며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지금 당장 자진 사퇴를 통해 참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대표를 향한 원성이 드높은 가운데 이 대표를 선택한 일부 순천시민들은 그동안 이 의원에게 걸었던 기대가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내심 우려하고 있다.

시민 김모씨(60)는 "어차피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의 사람이란 점에서 옹호 발언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친박이 세를 잃고 이 의원도 평범한 국회의원이 될 경우 예전처럼 지역 예산 확보 등에 힘을 쓰진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씨(49)는 "이 의원이 새누리당 정치 개혁을 외치며 당 대표까지 됐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많은 것을 잃게 됐다"며 "지역구인 순천에서도 이 의원의 미래는 순탄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w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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