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업계의 '양강' 삼성전자와 애플의 올 3분기 실적이 우울하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발화로 조기 단종된 '갤럭시노트7'으로 인해 7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고, 애플은 아이폰 판매 감소로 15년만에 연간 매출과 순이익이 줄며 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신제품 '아이폰7' 판매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데다, 중국 시장의 판매율 급감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3분기(7~9월, 애플 회계연도 기준으로는 4분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19% 감소한 90억달러(약 10조2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도 9% 줄어 469억달러(약 53조1600억원)로 집계됐다. 시장예상치 469억4000만달러를 다소 밑돌았다.
이같은 실적은 '애플 신화'의 일등공신인 '아이폰'이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아이폰의 판매량은 4550만대로, 지난해 같은기간 4805만대에 비해 5.29% 감소했다.
시장별로는 북미와 중남미에서 전년대비 매출이 7% 줄었다. 특히 중국에서 30%나 급감했다. 애플이 중국에 두번째 연구개발(R&D)센터를 짓는 등 애플이 들인 공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물론 애플의 3분기 실적에는 신제품 '아이폰7'의 판매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서비스 부문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아이폰7 출시로 인해 다음 분기(4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는 북미 최대 쇼핑 시즌인데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사라진 노트7의 반사이익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는 전망이다.노트7 사태로 홍역을 치른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 올들어 가장 낮은 실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3분기 영업이익 7조8000억원, 매출액 49조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지만 잇따른 배터리 발화 사태로 문제가 된 노트7을 단종하면서 지난 7일 영업이익 5조2000억원, 매출액 47조원으로 잠정실적을 정정했다.
노트7 1차 글로벌 리콜 비용 약 1조5000억원에 2차 리콜에 따른 교환·환불 등에서 발생하는 직접비용 2조6000억원이 추가된 약 4조원가량의 손실과 노트7 단종으로 인한 3조원 중반의 기회손실을 모두 합하면 무려 7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에 가까운 수치다.
이로인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부문의 올 3분기 실적은 '제로'에 그칠 전망이다. 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분기도 안심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판매 실기에 따른 부정적 손익 영향이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에는 약 2조원 중반, 내년 1분기에는 약 1조원 규모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노트7 공백을 메꾸기 위해 '갤럭시S7' 시리즈를 밀고 있지만 이미 출시된지 7개월이 지난 탓에 교환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아 판매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매출 200조원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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