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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어떻게 1년만에 'AI·로봇' 개발에 성공했을까

매출 30%를 R&D에 과감투자…"미래는 신기술 싸움"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6-10-26 14:19 송고 | 2016-10-26 16:29 최종수정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왼쪽)과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경영자(CTO)  © News1 박정호 기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왼쪽)과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경영자(CTO)  © News1 박정호 기자


검색포털에서 출발한 네이버가 창립 18년만에 인터넷을 넘어 미래기술 기업으로 우뚝서기 위한 도약을 시작했다. 지난 24일 베일을 벗은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아미카'를 비롯해 지도 만드는 로봇 'M1', 독자 웹브라우저 등 신기술 3종이 그 시발점이 되고 있다.
AI와 로봇 등은 구글과 IBM 등 전통적인 글로벌 IT 강자들이 주도하는 분야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IBM의 AI '왓슨'을 수입하는 상황인데 토종 인터넷 기업이 한국형 AI와 로봇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네이버가 국내 IT 역사의 한획을 그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거침없는 네이버의 신기술 행보는 자체 싱크탱크 조직 '네이버랩스'에서 출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네이버랩스는 200여명의 국내외 우수 인재들이 모여있는 '싱크탱크'로, 신사업 '프로젝트 블루'를 시작한지 1년만에 신기술 3종을 개발해냈다.

대표작인 '아미카'는 IBM '왓슨'과 유사한 음성인식 AI다. 삼성전자와 SPC, 야놀자, 배달의민족, GS숍 등과 제휴를 맺고 지난 24일부터 테스트에 들어갔다. 하반기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개발로봇 'M1'도 현재 실내 3D지도 개발을 담당하지만 앞으로 다양한 기능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아미카'와 연계해 산업계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는 게 네이버의 전략이다.

구글의 크롬을 벤치마킹해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웹브라우저 '웨일(WHALE)'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잡기 위한 '고래(whale)'가 될 것인지 눈여겨볼 만하다. 네이버는 "팝업을 쉽게 관리할 수 있고, 통역기술 '파파고' 지원돼 자동번역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국내와 아시아지역 쇼핑족을 1차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네이버가 신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1년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연구개발(R&D)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네이버가 올 1분기에만 R&D로 240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2500억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네이버는 올해 1조원을 R&D에 투자한다는 계획아래 올 상반기까지 5100억원을 집행했다. 매출의 30% 가까운 자금을 R&D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R&D를 줄이고 사내유보금만 쌓아놓고 있는 여타 대기업들과 사뭇 다른 행보다.

국내외 IT기업을 통들어 매출의 30%에 육박하는 자금을 R&D에 쏟아붓고 있는 기업을 찾기는 힘들다. 카카오는 올 상반기 매출의 10%를 R&D에 투자하고 있고, SK텔레콤의 R&D 비중은 매출대비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구글도 1분기에 매출의 16.62%에 해당하는 33억달러(약 4조원)를 R&D에 투자했다. 그나마 R&D 비중이 큰 페이스북의 1분기 R&D 비중도 매출의 24.9%로, 네이버보다 낮다.

지난 24일 네이버 개발자회의 '데뷰'에 참석한 이해진 의장은 "과거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했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등 신기술 싸움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네이버와 라인의 절반 이상은 개발자로 채워져 있고 라인의 상장 역시 기술투자에 필요한 자금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네이버가 얼마나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

이같은 네이버의 기술중심 행보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2의 라인'을 만들기 위해 '창업자' 이해진 의장은 이사회 의장직까지 내려놓고 유럽시장 개척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10여년간 일본에서 살다시피하며 '라인'을 성공시킨 이 의장이 네이버의 신기술을 앞세워 구글을 잡을 수 있을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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