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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아웅 '태화관광 임시휴업'…논란 확산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2016-10-24 07:00 송고 | 2016-10-24 09:19 최종수정
태화관광은 사고 직후 임시 휴업 종이 푯말을 내건뒤 문을 굳게 잠궈고 있다.© News1
태화관광은 사고 직후 임시 휴업 종이 푯말을 내건뒤 문을 굳게 잠궈고 있다.© News1

지난 13일 관광버스 화재 참사의 사고 업체인 '태화관광'에 대한 기업윤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운전자' 개인의 과실로 치부하고 사고 업체로서 희생자와 유족들에 대한 법적·도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적잖다.
이번 사고를 대하는 '태화관광'의 무책임·무성의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유족들의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

관광버스 화재 사망자들이 사고 사흘만에 울산국화원에 안치되고 분향소에 '태화관광'을 대표해 유족을 찾은 이는 이 회사 공동 대표이사인 이모씨(69).

이씨는 태화관광의 실소유주이자 공동 대표이사인 이모씨(65)의 둘째형으로, 유족의 표현을 빌리면 '바지사장'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사고 업체인 태화관광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대표해 분향소에 조문하고 유가족과 첫 면담했다.

하지만 사측을 대표해 처음 유가족을 만난 이씨가 장례 절차 등 사고이후 수습과 관련해 사측의 입장을 묻는 유족들에게 도리어 "회사에 물어봐야 된다"고 답해, 유족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사측을 대표해 이뤄진 첫 유족과의 협의에서 아무런 권한 없는 '바지사장'임을 사실상 밝힌 이씨는 유족들의 고성과 항의속에 분향소에서 쫓겨나듯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16일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사고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울산 국화원에 태화관광  임직원들이 유가족 대표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2016.10.16./뉴스1 © News1 김형열 기자
16일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사고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울산 국화원에 태화관광  임직원들이 유가족 대표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2016.10.16./뉴스1 © News1 김형열 기자

뒤늦게 국화원에 나타난 태화관광 실소유주인 동생 이씨(65)는 유족들의 따가운 시선과 질책속에 조문을 마쳐야 했다.

이날 '소동'은 태화관광측이 이번 사고를 보는 인식과 유족들에 대한 태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한장면이었다.

태화관광은 사고 직후 비난 여론을 의식해 '임시휴업'이라는 종이 푯말을 사무실 출입문 앞에 붙이고 문을 굳게 잠갔다.

그러나 태화관광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며 '임시 휴업'이라고 밝힌 말뜻 그대로 전세버스운송사업을 '올스톱'했을까.

뉴스1과 만난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태화관광의 이번 사고와 관련한 '임시 휴업'은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태화관광의 주요 수입원은 다른 관광업체와 달리 대기업의 통근버스 운행"이라고 지적했다.

태화관광 내부 사정에 밝은 이들 업계 관계자는 "태화관광이 대기업 통근버스 운행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전체 매출의 80%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태화관광이 사고 직후 '임시휴업'을 내걸고 사고에 대한 자성적 의미와 희생자들에 대한 예도 차원에서 많은 손실을 감수하고 일체의 관광·전세운송업무를 멈춘 것처럼 시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알짜배기' 통근버스 영업은 쉬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며 "이게 눈가림식 '임시 휴업'의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태화관광 전세버스로 직원들이 출퇴근을 하고 있는 울산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번 버스참사가 회사 버스 계약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이상 태화관광과 맺은 계약 관계는 유효하다"며 "현재까지 출퇴근용 버스를 다른 회사로 바꾸는 것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jourl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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