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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여고생 강간·살해… 아르헨 '여성혐오' 파업 시위

상복 입고 전국서 여성 인권 시위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2016-10-20 14:52 송고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6세 소녀의 강간살인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6세 소녀의 강간살인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한명도 잃을 수 없다"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우리는 살고 싶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 AFP=뉴스1

아르헨티나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여성들이 19일(현지시간) 16세 소녀의 강간·살인 사건에 항의하며, 여성에 대한 폭력 중단을 촉구하는 파업시위를 벌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아르헨티나 전역의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시위대들은 "우리 중 한사람을 건드리면 우리는 다함께 대항할 것", "한명도 잃을 수 없다"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우리는 살고 싶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발단은 16세 여고생 루시아 페레스의 엽기적인 살인사건이었다. 페레스는 지난 8일 마약밀매상들에게 끌려가 강제 마약 투여, 강간, 고문을 당한 끝에 숨졌다.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한 한 시위대는 "루시아 페레스의 사건은 성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여성들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일종의 방아쇠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시위대들은 페레스의 죽음을 규탄하면서 동시에 일자리 등지에서 여성을 평가절하는 아르헨티나 문화에 대한 비난까지 나아갔다.
시위에 참여한 카리나 무노스는 "강간범은 괴물이 아니며 정신병자도 아니다. 그는 이 사회에서 태어난 아주 건강한 사람으로, 사회가 '노'라고 말하는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남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성 대상 범죄를 추적하는 비정부기구 '미팅 하우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는 평균 31시간마다 여성 1명이 죽임을 당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해 6월에도 여성 살인사건에 저항하며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아르헨티나에서는 한 어린이집 교사가 관계가 소원해진 남편에게 살해당하고, 임신했다는 이유로 14세 소녀가 남자친구에게 참혹한 죽임을 당하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카페에서 대낮에 여성이 전 남자친구에게 참혹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벌어졌다.

한편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페루 리마, 멕시코 멕시코시티 등에서도 페레스의 죽음에 항의하며 여성 연대를 표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 © AFP=뉴스1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 © AFP=뉴스1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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