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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원작 소설과 정면대결하다… 국악극 '현의 노래'

국립국악원, 우륵의 삶과 고민 담은 '현의 노래'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6-10-18 14:42 송고
18일 오전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국악극 '현의 노래'  소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작품의 주요부분을 시연하고 있다. © News1
18일 오전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국악극 '현의 노래'  소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작품의 주요부분을 시연하고 있다. © News1

"김훈의 소설 '현의 노래' 속 우륵의 고민이 무엇이었나를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도끼날이 햇빛에 반짝이는 순간 1만2500명의 정수리에 꽂히는 장면 같은 데서 보듯 그의 고민은 '시대'였습니다."

국악극 '현의 노래'의 류형선 음악감독은 18일 오전 서초구 우면동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작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참담한 시대에 대한 '현의 노래' 소설 속 우륵의 고민을 국악극 형식에 풀어넣으려고 노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국사기'와 관련한 짧은 기사에서 영감을 받고 2003년 국악박물관을 찾아 악기를 들여다보면서 완성한 김훈 소설가의 작품 '현의 노래'가 국립국악원의 국악극으로 다음달 10일부터 2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 김훈의 원작을 음악극으로 소화하기 위해 국립국악원은 새로운 형식을 고민하며 1년 남짓 작업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

우륵은 약 1500년 전 가야국의 궁중 악사로 예술을 통해 혼란스러운 가야국의 정치적 통합을 꾀하고자 했던 '악성'(樂聖)이다. 하지만 그의 삶은 시대적 상황 탓에 순탄하지 않았다. 조국 가야국의 멸망을 지켜봐야 했고 이후엔 신라로 투항했다. 김훈은 난세 속 음악가로서, 멸망하는 왕국의 백성으로서의 우륵의 독백을 소설 '현의 노래'에 담았다. 

이날 간담회서 제작진들이 '음악과 문학이 서로 대결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듯 국악극 '현의 노래'는 원작의 유려한 문장도, 가야금이나 관현악 등의 악기도, 노래도 모두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원작에서 미흡했던 음악적 요소는 대폭 강화했다. 김훈의 문장은 손상없이 그대로 낭독하고 극중 배역의 감정 전달은 '아리아'로, 극적 전개를 이끄는 음악은 '현녀'라고 이름붙인 합창단이 맡는다. 가야금을 앞세운 국악관현악의 음악은 처절하면서도 비장한 맛을 더했다. 이병훈 연출가는 "언어와 음악이 서로 교차하고 그 사이 극적인 이미지가 들어간다"면서 "정적인 것 같지만 내적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음악극"이라고 설명했다.

소설 '현의 노래'는 그간 한차례 영화화되었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작품 속을 가득 채운 '비산'(飛散)하는 듯한 작가의 문장력과 감수성이 타분야 예술가들에게는 넘어야 할 벽이 됐다는 분석이 있었다. 류형선 음악감독 역시 "글을 읽다보면 감성이 천지사방으로 튀어나가 한동안 정신을 못차렸다"면서 "이 적나라한 장면들이 음악이 되면 문체의 강력함에 함몰되겠다 싶어 (김훈의 작품을 소화한 후) 가사를 다시 썼다"고 했다. 

김훈의 문장과 정면대결한 결과 국악극 '현의 노래'에는 '사랑이 깃든 소리는 눈물같은 가락이라/아픔을 삭힌 소리는 강물같은 가락이라/흐를수록 깊어지고 흐를수록 넓어지고/흐를수록 맑아지는 현의 노래'(류형선 작곡가의 곡 '현의 노래' 중에서)처럼 풍부하고 유려한 선율과 가사가 담겼다.

가격 1만~ 5만원. 예매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인터파크 티켓(ticket.interpark.com). 전화문의 (02) 580-3300.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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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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