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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삼킨 꼬리' 공차코리아…몸값 올리기 나설까

대만 RTT 지분 70% 인수 합의…글로벌 사업 확대
사모펀드 리스크…덩치 키우기·정체성 변질 우려도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6-10-16 08:00 송고
공차 코리아 © News1

일개 법인에 불과했던 공차코리아가 글로벌 본사를 인수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개국의 1380여개 점포를 보유하게 될 공차코리아는 유럽과 중동 등 미진출 국가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과거 사례에 미뤄 이같은 청사진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머리를 삼킨 꼬리'…과거 사례는?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식 차(茶)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공차코리아는 내년 1월까지 본사인 대만 RTT(Royal Tea Taiwan)의 지분 70%를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 주체는 공차코리아 지분 70%를 보유한 사모펀드 유니슨캐피탈이다. 유니슨캐피탈은 2014년 10월 김유진 전 대표로부터 340억원에 지분을 매입하며 공차코리아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번 인수 가격은 49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2006년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 1호점을 낸 공차는 흔히 '버블티'라 불리는 타피오카 전분이 담긴 디저트 음료를 판매한다. 2012년 국내에 진출한 뒤 매장은 10월 기준 390개로 늘었다. 

국내 법인이 글로벌 본사를 인수한 사례는 미스터피자와 스무디킹코리아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 브랜드로서 이름을 알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실적 악화의 우려도 존재한다.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신화'로 불렸던 미스터피자의 경우 2010년 일본 본사를 인수한 뒤 매출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은 2012년 최고 매출인 1774억원을 기록했지만 2014년 1439억원, 지난해 1224억원으로 감소했다.

2014년 14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8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미국 법인인 미스터피자웨스턴은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이 1억9000만원에서 3억3700만원으로 폭이 확대됐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몸값 올리기·정체성 훼손 우려


유니슨캐피탈은 현재 미진출 6개국에서 들어온 가맹 신청을 검토 중이다. 인수가 완료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글로벌 가맹 사업을 확대하고, 지난해 진출한 일본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공차코리아를 두고 향후 재매각을 위한 '몸값 올리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는 사모펀드는 통상적으로 인수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보다는 단기 실적 개선에 집중하는 성향을 보여 왔다. 경영진을 교체하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린 뒤 높은 값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때문에 사모펀드가 최대 주주인 할리스커피와 BHC치킨 등 프랜차이즈 업체는 매번 재매각 논란에 휩싸이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공차의 브랜드 정체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니스캐피탈이 공차코리아를 인수했던 2014년 당시 브랜드 콘셉트가 일부 희석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진출 당시 버블티와 홍차 등을 판매했던 공차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커피전문점처럼 커피와 생과일 메뉴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의 경우 현금 유동성이 높아 사모펀드 입장에서 매력적인 먹이"라며 "아직까지는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원하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재매각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재매각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공차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재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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