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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 개화…이재용 부회장의 쇼핑으로 본 삼성 미래전략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6-10-10 06:00 송고 | 2016-10-10 08:48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가지 미래 먹거리 기술을 정조준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지능로봇 등이 그것이다.

삼성은 최근 3년간 비주력 사업을 매각 또는 철수하면서 사업을 재편했다. 동시에 미국 등에서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들을 인수하는 데 매진했다. 새로 인수 또는 지분 투자에 나선 기업들은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꼽을 만한 신기술을 지닌 곳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쇼핑 리스트에서 삼성의 4대 미래 먹거리를 엿볼 수 있다. 
비브랩스 인수...인공지능 분야 접속

삼성전자는 지난 6일 미국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VIV Labs Inc)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사업에 대해 M&A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브랩스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 개발자들이 독립해 만든 곳이다. 비브랩스는 단순히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 외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연어 형태로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 또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콘트롤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비브 랩스를 인수해 스마트폰과 스마트 가전 기기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비브랩스 인수의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AI기술은 오랜 '데이터 축적'과 이를 처리하는 '컴퓨팅 파워'가 핵심이라 한번 뒤지기 시작하면 따라잡기가 힘들다. 삼성전자는 비브랩스를 통해 실용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삼성 서초사옥 1층 삼성전자 홍보관 '딜라이트'에서 주요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을 직접 들고 제품과 기능을 소개했다. (삼성 제공) © News1 장은지 기자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삼성 서초사옥 1층 삼성전자 홍보관 '딜라이트'에서 주요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을 직접 들고 제품과 기능을 소개했다. (삼성 제공) © News1 장은지 기자

◇이재용식 기업 쇼핑…삼성이 다 만들수 없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비브랩스를 인수한 것처럼 최근 삼성은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고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이 부회장이 낙점한 기업들은 대부분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지 않거나 개발 초기단계인 미래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인수한 미국 모바일 결제전문기업 '루프페이'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루프페이 인수 6개월 만에 삼성페이를 내놓으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석권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인수한 기업 중 가장 많은 키워드는 '사물인터넷'이다. 사물인터넷, 스마트홈과 관련한 기업을 가장 많이 인수했다. 

지난 6월 인수한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기업 '조이언트'나 지난 2014년 8월 인수한 미국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가 대표적이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생활가전에서도 삼성이 약한 B2B 가전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럭셔리가전 기업 '데이코'를 인수했다. B2B 가전도 넓게 보면 스마트홈과 연관이 깊다. 

이같은 전략은 이건희 회장의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필요한 기술과 기업은 빠르게 캐치해 사들이고, 미래 포트폴리오와 맞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버린다. 모든 것을 삼성이 개발하는 것보다는 필요한 기술을 골라 사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대로 비주력 사업은 거침없이 매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삼성테크윈 등 방산 및 화학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 데 이어 2015년 10월 삼성정밀화학 등 나머지 화학계열사를 롯데그룹에 매각한 것이 단적인 예다.

올해 2월 제일기획 매각을 추진하다 결렬됐으며, 삼성전자 프린터사업은 미국 HP에 넘기는 중이다. ASML, 샤프 등 해외 투자지분도 정리했다. 이같은 이 부회장의 전략에는 '실용주의'라는 이름표가 붙었다. 거대 삼성 제국을 만들었던 부친과 달리 유연하고 스마트한 글로벌기업을 만들기 위한 그만의 철학이란 해석이다.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용 전장부품, 자율주행 시스템 등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중국 비야디(比亞迪·BYD)에 약 5000억원을 투자했다. 이탈리아 자동차 전장부품 회사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 주목하는 자동차 관련 기술은 인포테인먼트다.  인포테인먼트는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차량 내에서 통신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와 내비게이션, 미디어 재생기기 등을 포함한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되면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도 머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비브랩스 인수 외에도 인공지능 원천기술을 보유한 '비캐리어스'와 '이디본', '말루바', '킨진' 등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에 투자하며 관련 역량을 키우고 있다.

삼성은 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지능로봇도 삼성 종합기술원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로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주도권 경쟁을 본격 시작할 것"이라며 "향후 일본 소프트뱅크와 유사한 사업구조 변화가 예상되며 이같은 경쟁우위 확보는 향후 세트 및 부품사업의 시너지로도 연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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