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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안한 트랜스젠더에 병역면제 취소…항소심도 '위법'

고법 "성주체성 장애 인한 어려움 적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2016-09-30 06:20 송고
[자료사진] © News1

성전환 수술을 받지는 않았지만 '성주체성 장애'가 있는 트랜스젠더(성전환자)에 대해 병역면제 취소한 병무청의 처분은 옳지 않다는 법원 판결이 재차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판사 조해현)는 트랜스젠더 이모씨(25)가 "현역병 입영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병무청은 재판 과정에서 이씨의 주관적이고 일방적인 진술 이외에 성주체성 장애의 정도가 크다고 볼 사정이 없다고 이씨에 대한 병역면제 취소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병무청은 이씨가 호르몬 및 약물 치료를 성실하게 받지 않은 점을 볼 때 반대 성에 대한 열망이 크지 않고 성주체성 장애로 인한 사회적·직업적 어려움도 적다고 반박했으나 이 부분도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호르몬 치료 기간 및 시기, 약물이 검출되지 않은 사실만으로 이씨의 성주체성 장애로 인한 어려움이 적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병무청의 병역면제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지난 2011월 4월 징병신체검사에서 3급 판정을 받았지만 같은 해 11월 성주체성 장애를 이유로 7급 판정(재검)을 받았다.

이씨는 이후 2012년 9월 다시 3급 판정을 받고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하지만 인격장애 등 이유로 7급 판정을 받고 귀가조치됐다.

이씨는 2013년 1월과 7월 7급을 받았다가 재검을 거쳐 2014년 3월 다시 3급을 받았다. 이씨가 이의신청을 하자 병무청은 중앙신체검사소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검사소는 외부 위탁검사를 거쳐 이씨에게 최소한의 성주체성 장애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3급 판정을 했고 이씨는 2014년 6월 현역병입영대상자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이씨는 "어릴 때부터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껴왔고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며 현역병으로 복무하지 않게 해달라고 지난해 1월 소송을 냈다.

이씨는 실제로 2010년 7월부터 여러 병원에서 성주체성 장애 진단을 받은 후 지속적으로 상담 및 호르몬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진료기록과 정신건강의학적 면담 및 관찰을 통해 이씨에게 성주체성 장애 진단을 내리기에 충분해 군복무에 상당한 지장이 있다고 판단했다.

1심은 "이씨는 성주체성 장애에 대해 4년간 계속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며 "단지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상당한 기간 정신과 의사를 속이며 치료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시 '희망을 만드는 법' 등 인권단체들은 "병무청이 트렌스젠더에 대한 병역면제 사유로 징병검사 규칙에도 없는 생식기 수술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데 병무청의 자의적인 병역처분의 위법성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dhspeop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