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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도 기념품도 없었다"…김영란법 시행후 풍경

車업계 첫 행사 주최자 법 의식해 행사내내 긴장
간단한 음료와 다과 있었지만 기자들 음용 꺼려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2016-09-29 12:45 송고 | 2016-09-29 15:38 최종수정
29일 인천국제공항 인근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롤스로이스 브랜드 스튜디오 개소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사진은 폴 해리스 롤스로이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 News1
29일 인천국제공항 인근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롤스로이스 브랜드 스튜디오 개소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사진은 폴 해리스 롤스로이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 News1

"기념품은 물론, 관행적으로 제공하던 식사도 없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열린 첫 자동차 업계 행사 풍경이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업체측은 제품 홍보를 위한 미디어 행사가 필요하지만 혹시나 법에 저촉되는 사항이 있지는 않을까 내심 우려하는 표정이었다.
29일 인천국제공항 인근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롤스로이스 브랜드 스튜디오 개소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완성차 업체의 첫 미디어 대상 간담회로 기자들을 비롯해 업계의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행사 진행 방식은 기존과 특별하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날 간담회가 서울과 다소 떨어진 거리에서 열렸기 때문에 서울 시내 주요 지역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됐다. 해당 기자들은 자차 또는 셔틀 버스를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다만 행사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행사를 주관한 업체 담당자들은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평소 같으면 업체 담당자와 친근하게 인사했던 기자들도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행사장 내에는 간단한 음료와 핑거푸드가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많은 기자들이 법 시행 이후 불편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선뜻 손을 대지 않는 눈치였다.
29일 롤스로이스 브랜드 스튜디오 개소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린 인천국제공항 인근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 News1
29일 롤스로이스 브랜드 스튜디오 개소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린 인천국제공항 인근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 News1

이날 행사는 토스텐 뮐러 위트비스 롤스로이스모터카 CEO의 발표 이후 Q&A, 스튜디오 관람까지 약 한시간 정도 진행됐다. 오전 11시에 시작돼 12시경 마무리됐지만 과거 관례적으로 제공되던 점심 식사는 따로 나오지 않았다.

12시가 되자 기자들은 다시 서울로 향하는 셔틀버스에 탑승했다. 점심 식사 시간이었지만 제한적인 이동시간 탓에 서울에 도착해 따로 식사를 하는 기자들도 많았다.

한 기자는 "업체에서 점심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크게 상관없지만 식사 시간에 진행되는 행사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며 "행사와 이동 시간 때문에 기사 마감이 늦어져 식사도 걸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업체 측도 이를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롤스로이스 측은 교통과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며 1인당 3만원 정도로 비용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1인당 산출 비용은 영종도-서울간 왕복 교통비 2만원, 식음료를 제공한 케이터링 서비스 1만원까지 총 3만원이다.

업체 측은 여기에 점심식사까지 제공하면 법에서 규정한 범위를 넘어설 수 있어 아예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자는 내부 의견도 있었지만 고급차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차라리 제공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또 행사 준비를 위해 법률 자문을 받았냐는 질문에 업체 관계자는 "행사를 위한 1인당 산출 금액이 법 한도를 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따로 자문을 받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란 법 시행 전까지 주중 2~3건에 달하던 완성차 업계 행사는 내달 월 2~3건 정도로 크게 줄었다. 특히 아직 법적 해석이 분분한 시승행사는 한건도 없는 상태며 모든 업체들이 개별 매체 요청에 의해 진행된 2~3일 간 시승차 지원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법 시행에도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아 첫 적발 사례가 되지 않도록 몸을 사리는 모습"이라며 "2~3달 정도 분위기를 본 뒤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대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kir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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