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여성 BJ 돈받고 성행위 생중계…성매매하는 1인방송

아프리카TV 적발건수 '최다'…"사실상 방치해' 비판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6-09-28 08:30 송고 | 2016-09-28 10:45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이제 새로운 방 주소를 알려드릴게요. 여기선 안되니까 채팅방에 써있는 이쪽 주소로 접속하시면 되요."
지난 26일 김모(29)씨는 늦은 밤 아프리카TV를 통해 성인방송을 시청하던 중 '별풍선'을 지불하고 새로운 인터넷 우회 주소를 받았다. 수위가 더 높다는 채팅방의 글을 보고 그는 해당사이트에 접속했다. 평소 자위행위를 연출하던 여자 인기 BJ(1인 방송인)는 이날 옆에 모자이크 처리된 일반 남성을 앉혔다. "아프리카TV의 일반 시청자였지만 돈을 주고 BJ 방송에 참가했다"고 주장한 이 남성은 이날 여성 BJ와 성행위를 했고 이 장면은 그대로 방송으로 나왔다.

국내 대표 인터넷 1인 방송 '아프리카TV'에 대한 선정성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장애인 비하, 자해 방송 등 엽기방송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았지만 이제는 아예 성매매 플랫폼으로 변질되고 있다. 정부가 자율규제 명분으로 칼자루를 업체에게 맡긴 탓에 아프리카TV 채팅방을 성매매 홍보창구로 활용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BJ가 직접 돈을 받고 일반인과 성행위를 하는 방송도 있지만 채팅방을 통해 이용자들끼리 성매매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인터넷방송 심의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TV 등 인터넷방송의 성매매 방송 적발건수는 19건에 달했다. 이들은 방송정지를 당하면, 이름을 바꾸거나 별풍선을 대가로 받고 새로운 서버를 알려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방심위가 찾아낸 사례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송희경 의원은 "일부 1인방송의 경우, 유료아이템을 많이 보내는 VIP 회원에 한해 별도의 비공식 방을 꾸려 회원들과 성관계하는 사례가 적발됐다"며 "1인방송 수위의 한계를 넘어섰지만 지난해 10월 발표된 인터넷 방송사업자 자율규제 권고로 인해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적발된 음란방송 대부분이 아프리카TV에서 적발됐다는 점이다. 자체 심의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방송이 포함된 음란·욕설 등 선정적 방송은 아프리카TV에서만 총 63건이 적발됐다. 반면 경쟁사인 판도라TV와 팝콘TV는 각각 6건, 2건에 그쳤다.

아프리카TV는 성매매 방송 논란에 대해 "우리 방송이 아닌 채팅방을 징검다리로 활용한 사례가 대부분"이라면서도 "전수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클린인터넷 방송, 시청자 신고제도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방심위 지적을 받고 추가 세부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인력을 투입해 바로바로 잡아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5000여개의 이르는 방송과 채팅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비용을 투자하면 모든 방송을 관리할 수 있지만 아프리카TV가 사실상 방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방송업체 관계자는 "페이스북과 CJ E&M 등 다수의 사업자들이 성인물을 철저히 스크린하고 시장을 키우고 있는데 아프리카TV는 성인물 근절에 비용을 들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근절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아프리카TV는 매출의 99.3%를 차지하는 별풍선 등 유료콘텐츠 덕분에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7억원을 거둬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81억원, 74억원이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 69% 늘어난 수치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선정적 1인방송에 대한 비판 보도가 적지 않았음에도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는 사과 대신 '욕설'로 응수하며 BJ 활동 위축을 막는데만 몰두했다.  

이에 성인물 사례만큼은 자율규제보다 직접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경화 학부모정보감시단 대표는 "별풍선을 더 받기 위해 혐오스러운 방송을 하는 1인 방송인의 콘텐츠는 심의대상이 돼야 한다"며 "이들의 선정적인 행동을 아이들이 따라하는 것을 보면 규제기관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고 했다.


lsh5998688@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