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예전 붉은기 들고 서울 왔었지" 어이없는 中 영화 홍보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6-09-12 18:32 송고 | 2016-09-12 22:14 최종수정
영화 아적전쟁 홍보영상 중 일부. 한국을 방문한 중국 남성이 과거 붉은 깃발을 들고 서울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 뉴스1
영화 아적전쟁 홍보영상 중 일부. 한국을 방문한 중국 남성이 과거 붉은 깃발을 들고 서울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 뉴스1

항미원조를 주제로 한 중국 영화 '아적전쟁(我的戰爭·나의 전쟁)'의 홍보 영상이 때아닌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아슬아슬한 한중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개봉하는 아적전쟁은 최근 홍보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서울을 방문한 노중국 노년층이 한복을 입은 한국인 가이드와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겼다.
한국인 여성 가이드는 이들에게 서울이 처음이냐는 질문을 하지만 버스에 앉은 노인들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 아니라고 답한다.

이에 당황한 가이드는 "여권 정보에는 한국 방문 기록이 없다"고 말하지만 노인들은 "그 당시에는 컴퓨터가 없었다"고 말하면서 이 가이드를 당황케 만든다.

노인들은 그러면서 "우리는 과거 붉은 국기를 들고 한국에 왔었다"며 "그 당시에는 서울이 아닌 한성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전쟁(항미원조 전쟁)에 참전했던 노인들이다. 홍보영상에서는 이 모습과 함께 이를 주제로 한 영화 출연진을 소개하는 것으로 2분 분량의 영상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기대작으로 평가받던 이 영화의 홍보 영상은 영화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등의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왜 하필 한국인을 끌어들여 애국심을 표현하는 연출을 했느냐며 "한국인 가이드를 놀리는 내용의 홍보 영상인데 마지노선도 지키지 않은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애국심 고취를 위해 다른 국가의 민족 감정은 고려하지도 않았으며 심지어는 최소한의 양심을 져버린 영상이라고 폄하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영화 메가폰을 잡은 펑순(옥사이드 팽) 감독은 "이 영상은 나의 제작 방향과 다른 것"으로 "영화에서는 전쟁 중 참혹하게 희생된 가족간 이별 등에 내용이 다뤄진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받아들이겠다"며 "영화를 본 이후에 다시 비판해달라"고 덧붙였다.

제작자 류춘 역시 이 영화 제작에 참여는 했지만 홍보 영상의 제작 및 기획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홍보 영상을 제작한 베이징전영학원 연기과 교수 리란란은 웨이보에 "왜 서울 관광 부분을 넣느냐에 대해 현장에서도 의견이 있었다"며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촬영을 했으며 교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작자 및 감독, 홍보 영상 제작자들이 잇따라 입장을 밝히자 이번에는 누리꾼들이 논란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얼마전 한국에서 '만리장성' 뺨을 맞은 광고를 기억하지 못하는가"라며 "한국이 중국을 이런식으로 모욕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들은 중국인의 감정을 고려한 것이냐"고 반발했다.

한편 이 영화는 '음모자들', '디 아이' 등을 연출한 옥사이드 팽 감독이 연출을, 중국 대표 남녀 배우인 류예와 왕뤄단을 비롯해 대만 남자 배우 양여우닝 등이 출연했다.


ejjung@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