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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갈 때 뭐 들고 가나…" 추석 떡값에 증권맨 희비교차

대기업 증권·대형사 '방긋', 금융지주 증권 '울상'
미래에셋에 인수된 대우 눈치, 현대는 그대로 지급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6-09-11 09:40 송고 | 2016-09-11 10:22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A 증권사에 다니는 김윤민 씨는(34세) 최근 친목모임에 나갔다가 기분만 상했다. 다른 증권사 동료의 추석 상여금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추석 상여금은커녕 선물도 못 받는데, 다른 증권사 동료들은 상여금이 두둑이 나온다. 게다가 그날 술값도 김 씨가 계산했다.

한가위 떡값을 놓고 여의도 증권맨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상여금이 나오는 증권사는 분위기가 한껏 들떴지만, 선물도 안 나오는 증권사는 암울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설까지 30만원의 상여금이 나왔지만, 올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에 인수된 후 첫 번째 명절이라 신중한 눈치다. 미래에셋대우를 인수한 미래에셋증권이 추석 때 선물세트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 직원들은 상여금 지급 여부가 관심사항 중 하나다.

KB금융그룹에 합류한 현대증권은 지난해처럼 직급에 따라 50만~60만원의 명절 상여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내년 설부터는 안 나올 수도 있다. 합병하는 KB투자증권이 상여금 대신 20만원 내외의 선물세트를 선택해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인수 합병이 마무리되면 복지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기업 소속 증권사는 분위기가 좋다. 삼성증권은 연봉에 비례해 귀성비를 지급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인 HMC투자증권은 올해 5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받는다. SK증권도 효도비 명목으로 30만원을 지급하고, 현대중공업그룹인 하이투자증권 역시 일정 수준의 여비를 제공한다. 그러나 올 상반기 주가연계증권(ELS) 쇼크로 손실이 컸던 한화투자증권은 상여금이나 선물을 지급하지 않을 계획이다.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는 다소 짜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명절 상여금이 없다. IBK투자증권도 상여금을 기대하기 어렵다. NH투자증권은 10만원의 온라인포인트를 지급해 선물세트를 구매할 수 있다. 해당 증권사 직원들은 다소 서운한 눈치다. 한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 직원은 "다른 복지 혜택이 있지만, 명절 상여금은 없다"며 "부모님 드릴 용돈이라도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도 일정 수준의 상여금을 지급한다. KTB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선물세트로 대신한다.

상여금이나 선물을 받는 증권맨은 분위기가 밝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보다 못하지만, 그래도 나오는 게 어디냐"며 "회사 오래 다녀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물도 못 받은 증권사 직원은 씁쓸한 모습이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고향 집 갈 때 빈손으로 갈 처지다"며 "스팸이나 참치라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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