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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동서대, 자산·투자예산·강좌 공동운영…컨소시엄 대학 시도

학령인구 감소 따른 구조조정 위기·경영난 타개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2016-09-08 16:06 송고
8일 오전 11시 30분께 경성대학교와 동서대학교가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협약서 공동으로 서명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협약식에서 송수건 경성대학교 총장과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ews1
8일 오전 11시 30분께 경성대학교와 동서대학교가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협약서 공동으로 서명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협약식에서 송수건 경성대학교 총장과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ews1

대학 간 서열화 경쟁 속에서 구조조정 위기와 경영난을 겪던 지방사립대학이 학교자산과 투자예산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컨소시엄형 대학을 시도한다.

각 대학이 가진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필요한 인프라나 시스템만 골라 협력하는 이른바 '어셈블리(assembly·조립)형태'의 컨소시엄 대학이다.
경성대학교와 동서대학교는 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경성대-동서대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협약서'에 공식 서명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송수건 경성대학교 총장은 "비효율적인 백화점식 단과대학구조는 미래를 책임지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데 제한적"이라며 "두 대학의 협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아마 구조조정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대학 서열화 문제로 교육의 다양성과 특성화 같은 긍정적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학령인구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지난 5년 동안 등록금까지 동결되자 재정난에 부딪힌 지방사립대학이 대학 간 통합을 추진하는 초기단계로 비춰진다. 하지만 양 대학 측은 결국 '통합'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각자의 고유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중복투자'를 막고 수도권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대학을 만들어 지역인재를 양성해 내는게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이다. 

양 대학은 지난 7월 5일부터 두달 동안 6차례에 걸쳐 총장을 비롯한 실무진, 관련부서 그리고 구성원들간의 협의를 거쳐 8개 사업분야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협력분야는 △문화콘텐츠 특성화 △공동 리버럴아트 칼리지 설립·운영 △글로벌 프로젝트 △미래 첨단기술 공동연구센터 구축 △벤처창업 아카데미 운영 △대학원 전공교과 협력 △기독교 공동체 △대학 인프라 공유 등 8개 항목이다.

8개 사업에 대한 협약과 동시에 9월 중으로 분야별 테스크포스(실무추진단·TF)팀을 구성해 세부적인 액션 플랜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경성대 송 총장은 "이번 결단은 대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개 가운데 하나의 대책이 아니다"며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난 등 구조조정위기에 처한 대학이 취해야할 유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동서대학교 장제국 총장도 지역대학들이 작은 파이를 두고 출혈 경쟁을 벌이는 구조 안에서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악순환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 총장은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은) 실행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고 실패를 겪을 가능성도 있지만 선도적인 실험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성공사례를 제시할 것"이라며 "수도권 대학보다 우수한 교육시스템을 제공할 때 젊은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학간 협력시스템이 어셈블리(assembly), 즉 조립형 시스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각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공유하고 대학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핵심 교양강좌를 전문화한 리버럴아트 컬리지(College)설립이다. 컬리지는 경성대와 동서대가 공동으로 명품 강의를 선정하고 스타 교수의 강좌를 운영하면서 양 대학에 다니는 재학생들이 글로벌 교양지식을 쌓도록 특성화할 예정이다. 

구조조정으로 재정적인 압박이나 퇴출위기에 시달리는 학과도 양 대학에서 연구와 사업을 공유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대학측은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강좌를 선택할 수 있는 학문적인 영역 폭이 넓어진다는 게 주요 장점으로 꼽힌다.

경성대 손 총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에서는 1960년대부터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는 대학이 활성화돼 있다"며 "이번 대학간 협력시스템도 학교의 정체성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기능적으로는 충족시키는 역할로 생각할 수 있다"고 재차 짚고 넘어가기도 했다. 

한편 경성대와 동서대는 이미 개강한 올해 2학기부터 도서관, 스포츠시설, 공연장, 공동기기센터 등 물적인프라를 공유하게된다.


choah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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