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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넘치는 패스트푸드 외식업, PEF만 '눈독'…부실화 가중 우려

사모펀드, 외식업체 인수 이후 원가율 낮추기 '초점'
원가율 경쟁 산업 전반 확대시 고스란히 소비자 손해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6-08-26 06:20 송고 | 2016-08-26 09:37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A외식프랜차이즈는 수년 전 사모펀드(PEF)에 매각된 이후 60%대였던 기존 원가율을 50%대 후반까지 낮췄다. 이는 새로 부임한 최고경영자(CEO)의 방침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사모펀드 측이 단기간 내에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1년 계약직 경영전문가를 선임하자 이 CEO는 성과가 눈에 잘 보이기 위해 가장 먼저 원가율을 낮추도록 했다. 이후 TV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제품의 질은 저하됐다.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외식프랜차이즈 매물이 대거 등장한 가운데 기업과 사모펀드 등 인수주체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외식프랜차이즈가 수익성 저하·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매물로서의 매력이 많지 않다보니 중·장기적 관점에서 탄탄하게 기업을 성장시키려는 일반기업들은 눈여겨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들이 조금 더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인데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사모펀드의 동종업계 진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PEF들은 매각을 추진할 정도로 수익성이 저하된 기업을 구매한 뒤 재매각 목적으로 단기 회생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제품(원재료)의 질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산업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맥도날드만 관심…BHC·KFC·할리스커피는 '글쎄'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케미칼은 NHN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한국 맥도날드 인수를 위한 협의 중에 있으며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CJ그룹 역시 같은 매물을 두고 실사를 진행하며 재품의 적정가격과 인수전 참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현재 국내 M&A시장에서 본격적인 인수절차에 돌입한 매물은 한국맥도날드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의 매물들은 아직 매각 주체를 찾고 있거나 매각에 실패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M&A시장에서 매물 및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업체는 할리스커피, BHC, KFC, 크라제버거, 깐부치킨 등이 있다. 이 밖에 피자헛과 아웃백코리아, 자바씨티코리아, 맘스터치, 공차 등도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맥도날드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인수가 유력시되는 업체는 한 곳도 없다.

특히 사모펀드인 로하튼은 2013년 BHC를 인수한 뒤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리고 있으며 BHC의 종속기업을 추가해나가고 있다.

현재 BHC의 종속기업은 △부자되세요 △불소 △보강엔터프라이즈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외식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다. 로하튼은 BHC와 함께 이들 종속기업을 묶어서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KFC의 경우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2013년 1000억원에 KFC를 인수한 시티벤처캐피털은 인수 의사를 나타낸 곳이 없어 1000억원 이하에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IMM프라이빗에쿼티도 최근 도이치뱅크를 주간사로 선정하고 할리스커피 매각작업에 착수했지만 아직 진전이 없는 상태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외식프랜차이즈 회사가 수 년째 매물로 나와 있는데 안팔리는 사실만 봐도 얼마나 매물로서 매력이 없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의 외식프랜차이즈 인수, 무엇이 문제인가?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사모펀드가 외식 프랜차이즈를 인수하는 것을 경계한다.

실례로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재매각을 위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단순 수치를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춘 사모펀드보다 장기적으로 파트너십을 이어갈 '기업'을 원하고 있다.

이는 당장 매물을 넘겨 큰 이익을 볼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매물로 나온 기업의 내실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매각 과정을 지켜보는 프랜차이즈 회사들도 사모펀드가 업계에 들어올 경우 전반적인 제품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토종 외식업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사모펀드들은 인수 직후 기존보다 질이 떨어지는 원재료를 사용하도록 한 뒤 강한 양념으로 이를 덮어버리는 방법을 쓴다"고 말했다.

이같은 방법으로 사모펀드들이 인수한 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게될 경우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경쟁업체들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해 비슷한 방법으로 원가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으로 기존보다 질 떨어지는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 외식프랜차이즈산업 전반의 제품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또다른 외식업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사모펀드에 종속된 브랜드가 동종업계에 들어오는 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대부분의 사모펀드들은 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산업 규모를 키우는 데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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