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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가는 테슬라 전기차…괴물차라지만 알고보면 기술력보다 상술

"배터리 용량만 확대…기술적 혁신요인 빈곤"
1㎾h당 5.0㎞ 주행, 초기 모델보다 효율 더 떨어져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2016-08-25 16:38 송고 | 2016-08-25 17:10 최종수정
테슬라 '모델S P100D'© News1
테슬라 '모델S P100D'© News1

최고 시속 250㎞, 한번 충전으로 507㎞, 2.5초에 거의 시속 100㎞…

테슬라가 세상에 없던 놀라운 성능의 전기차 트림(P100D)을 내놨지만 상술논란을 피해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별다른 혁신 없이 배터리 용량만 크게 늘려 출력을 최대로 높이고 주행거리를 연장해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한 정황이 많기 때문이다.

테슬라 트림에서 주행거리, 최고속도, 제로백 등 고성능으로 갈수록 배터리 용량이 비대해지지만 Kwh당 주행거리(전비)는 되레 떨어진다. 평균치도 현대차 아이오닉 EV에 비해 1㎞ 이상 낮다. 전비는 유류 자동차의 연비에 해당한다. 

특별한 기술혁신 없이 마케팅 요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업계는 주시한다.
주행거리 507km, 제로백 2.5초, 세상에 없던 전기차라지만…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23일(현지시간) 간담회를 갖고 모델 S와 모델 X에 적용되는 최상위 트림 'P100D'를 공개했다.

모델S 'P100D'는 한번 충전으로 507㎞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현존하는 전기차 중 최장 거리에 해당한다. 또 정지상태에서 시속 60마일(시속 96㎞)까지 2.5초에 달해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앞서는 수준이다.

이전까지 테슬라 차종의 최고 트림은 P90D였다. 앞에 붙은 P는 고성능 퍼포먼스를 뜻하며 뒤에 숫자는 배터리용량 D는 전륜과 후륜에 모터가 장착된 사륜구동을 뜻한다. 따라서 P90D와 90D의 차이는 배터리 용량은 같지만 최고속도와 출력 등이 다르다는 의미로, 주행거리도 퍼포먼스 위주인 P모델이 짧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 테슬라가 선보인 P100D 트림은 기존 P90D보다 용량이 11% 향상된 100㎾h급 배터리가 장착됐다는 뜻이다. 따라서 주행가능 거리도 73㎞ 늘었으며 가속력도 향상됐다. 출시 간담회에서 엘론 머스크는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킨 100㎾h 배터리팩을 장착하면서 이 같은 성능을 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차량의 무게와 같은 구체적인 수치들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엘론 머스크의 주장대로 신차의 배터리 밀도를 높인 것인지, 혹은 배터리를 추가 장착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배터리 밀도를 높이는 것 역시 난이도가 높은 수준의 기술 혁신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급 단가가 올라가겠지만 같은 무게, 부피의 배터리팩에서 10~11%의 효율을 높이는 정도의 기술은 주요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라면 대부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배터리 용량만 확대…Kwh당 주행거리 개선 없고 되레 나빠져

테슬라는 파나소닉으로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주로 노트북PC에 사용된 제품으로 가격이 싸고 수급이 안정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LG화학 등이 생산하는 파우치형에 비해 안정성이 낮고 충방전시 배터리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파우치형에 비해 구조적으로 물리적 압력을 견디는 힘이 약해 불안정한 원통형 배터리를 주행 중에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테슬라가 공개한 P100D 모델이 배터리용량을 늘린 점 외에는 혁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용량 확대 역시 사실상 파나소닉의 기술력을 더한 것으로 테슬라의 혁신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는 1㎾h당 5.0㎞를 달리는 P100D는 하위 트림인 P90D보다는 0.2㎞ 더 달릴 수 있도록 개선됐다. 하지만 1㎾h당 5.8㎞를 달렸던 모델S 60D 이후 75D 모델은 5.5㎞, 90D는 5.2㎞로 효율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P모델이 가속 중심의 고성능 전기차라는 측면이 있지만 전기차가 친환경차로 인식되고 있는 흐름을 볼 때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Kwh당 주행거리는 가장 높은 60D 트림을 기준으로 해도 5.8㎞에 그쳐 현대차 아이오닉 EV보다 1㎞ 낮다. Kwh당 주행거리는 연비개념으로 나쁠수록 충전비용이 더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어려 전기차 모델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로 이에 상응하는 기술력을 보유한 것인지를 주의깊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올초 예약 판매를 실시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3도 따지고 보면 통상 출시에 맞춰서 홍보을 시작하는 자동차 업계의 관행을 깨고 일찌감치 마케팅을 전개해 성공을 거둔 것"이라며 "'P100D' 모델 역시 흥행을 겨냥한 마케팅적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kir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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