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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채권 수익 사냥꾼, 맹수 먹잇감 전락할 수도"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 고평가…美 긴축에 노출"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6-08-24 13:09 송고 | 2016-08-24 16:50 최종수정
세계 각국 통화©AFP= News1
세계 각국 통화©AFP= News1
수익 사냥꾼들이 신흥국(이머징) 채권시장에 몰려 들었지만, 잡을 만한 사냥감은 거의 없다. 오히려 사냥꾼들이 이머징 시장에서 되레 맹수의 먹잇감이 될 수 있는 위험에 처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모두가 원하는 이머징 채권은 충분하지 않다며 가격이 너무 높아 공급이 조금이라도 늘거나 수요가 부족하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이머징 채권시장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이머징 채권시장으로 지난달에만 180억달러가 밀려 들었고 이달 셋째 주까지만 50억달러가 유입됐다. 7월의 경우 3년전 이른바 '긴축 발작' 때 유출된 자금에 맞먹을 정도다. 자금 흐름만 보면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과 유사하다.

2009년처럼 현재 이머징 시장에는 매입할 채권이 부족하다. 딜로직 통계에 따르면, 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해 저점보다 높지만 수요를 충족할 만큼은 아니다. 반면 JP모건은 중앙은행들의 채권 매입과 연금펀드, 보험사와 같은 장기 투자자들 주도로 연말 전 세계 채권 수요는 46%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공급과 수요 불일치는 당연히 수익률에 영향을 끼쳤다. 일반적으로 이머징 채권은 미국의 정크본드(투자부적격 회사채)와 비교해 거래된다. 
하지만, 무디스에 따르면 현재 이머징 국채 금리는 투자적격 등급의 글로벌 회사채와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특히 낮은 신용등급의 이머징 국채의 경우 미국 국채와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같은 등급의 회사채에 비해 1%포인트 가량 더 좁혀져 있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평가(가격 고평가)돼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머징 채권의 급격한 랠리가 펀더멘털의 변화를 의미하는지는 의문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와 같은 석유수출국 국채의 경우 최근 유가의 부분적 반등과 연관된다는 지적이다. 또, 시장이 1년 전에 비해 중국의 급등락을 좀 더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머징의 진정세에 대해 WSJ는 거짓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폴트(채무 상환 불이행)는 여전히 높고 일부 지역의 정치 불안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과 현재 다른 점이 하나 더 있다. 현재 이머징 채권의 랠리를 주도하는 것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아니라는 점이다. UBS에 따르면, 최근 이머징 펀드 흐름의 대부분은 미국이 아니라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취하는 일본과 유럽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WSJ는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후퇴했지만, 방향은 여전히 긴축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WSJ는 이머징 채권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공급이 조금이라도 늘거나 수요가 다소 위축만되도 상황은 '불쾌한' 국면으로 급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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