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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중동 리스크' 여전…미청구공사 81.4% 집중

주요 건설사 미청구공사 중동비중 전분기比 6.5%p↑
GS건설, 중동비중 97% '최고'…대우건설, 석달새 1156억 증가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2016-08-22 07:00 송고 | 2016-08-22 09:39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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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수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중동 해외건설의 사업 리스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건설사들이 보유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미청구공사가 대부분 중동 현장에 집중돼 있어서다.

저유가 여파로 재정 여건이 악화된 중동지역 사업주들이 공사비 지급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실적 악화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중동지역 대형 프로젝트는 완공 시기가 가까워졌음에도 미청구공사액이 지속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프로젝트는 미청구공사액이 전체 수주금액의 20% 수준이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의 미청구공사 금액(연결기준·전년 매출액의 5% 이상)은 총 3조7638억원으로 나타났다.

총액은 1분기 4조1509억원과 비교해 9.3%가량 감소했다. 다만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74.9%에서 2분기 81.4%로 6.5%포인트 상승했다.
미청구공사는 이미 공사를 진행했음에도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을 말한다. 주로 발주처가 건설업체의 공정률이나 사업비용을 인정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통상의 미청구공사는 공정률에 따라 기성금을 수령하는 건설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기자재 조달 등 일시적으로 증가한 사업비가 기성금에 반영되지 않은 경우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하지만, 이는 사업 진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반면 간접비 등 사업주와 협의되지 않은 추가 사업비용이 발생한 경우도 있다. 사업주와의 협의를 통해 당초 계약금액 이상을 받아내야 하기때문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GS건설은 중동 해외사업에서 8959억원 규모의 미청구공사가 발생했다. 전체 미청구공사액 9217억원의 97.2%가 중동에 집중돼 있었다.

사우디 PP-12 복합화력발전소건설공사의 미청구공사액은 1356억원으로 총 계약금액 6918억원의 20%에 육박했다. SEC(사우디 전력청)가 발주한 이 공사는 공정률이 98.36%에 달했음에도 1분기(1275억원)보다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했다.

공정률 99.3%의 UAE 타크리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도 미청구공사액(381억원)도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라빅 II 프로젝트(공정률 95.3%)의 미청구공사액(1118억원)은 전 분기보다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1000억원을 웃돌았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KNPC)가 발주한 CFP프로젝트(공정률 30.3%)는 931억원의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해 전 분기(51억원)보다 18.3배 증가했다. 루아미타/샤나옐 프로젝트(공정률 65.5%)의 미청구공사액도 93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대우건설은 중동지역 미청구공사액은 총 9698억원으로 1분기보다 1156억원 증가했다.

1조9651억원 규모 대형프로젝트인 모로코 SAFI IPP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공정률 45.6%)는 미청구공사액이 3350억원에 달했다. 3달 새 1016억원의 미청구공사가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사우디 자잔 리파이너리 앤드 터미널 프로젝트(공정률 72.7%)의 미청구공사액은 1326억원으로 총 계약금액(5968억원)의 22.2%에 달했다. 알제리 CAFC CPF프로젝트의 미청구공사액(1203억원)도 수주액(6042억원)의 19.9% 수준이었다.

현대건설의 중동 미청구공사는 총 777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04억원 감소했다.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UAE 원전 건설공사(공정률 70%)의 미청구공사액은 3870억원으로 여전히 높았다.

UAE 사브 해상원유 및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공정률 69%)의 미청구공사액(823억원)은 전 분기 대비 433억원 증가했다. 이밖에 쿠웨이트 쉐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등도 각각 1595억원, 1318억원의 미청구공사액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중동 미청구공사액은 대부분 사업장에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1분기(5832억원)보다 1645억원 감소한 4187억원을 기록했다. 사우디 라빅2 IPP(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81.8%)의 미청구공사액(1089억원)은 전 분기(1997억원)보다 907억원 감소했다. 다만 알제리 모스타가넴 프로젝트(11.50%)의 미청구공사액은 264억원으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미청구공사를 무조건 사업 리스크와 동일시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프로젝트가 공정률 95% 이상까지 진행됐음에도 계약금액 대비 높은 미청구공사액이 유지될 경우에는 리스크가 높은 사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동지역의 미청구공사액은 과거에도 잠재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사우디, 쿠웨이트, UAE 등 중동 3국에서 진행된 사업에 공정률 대비 과다한 미청구공사액이 설정돼 있을 경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건설사의 2분기 총 미청구공사액(개별기준·매출 대비 5% 이하 프로젝트 포함)은 △현대건설 2조4686억원 △대우건설 1조9952억원 △GS건설 1조8275억원 △삼성물산 1조4743억원을 기록했다. 중동 미청구공사액은 해외건설협회 기준에 따라 이집트, 알제리,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를 포함해 집계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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