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전남 나주시 영강동 영산강물에 녹조가 짙게 끼어 있다. 투명한 컵에 담긴 영산강 물이 녹조로 녹색을 보이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1일부터 영산강에 녹조가 발생해 조류주의보 '관심' 경보를 발령했다. 2016.8.1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영산강이 녹조로 인해 녹색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보이네요. 녹조가 빠르게 제거됐으면 합니다."

무더운 날씨 등으로 인해 영산강에서 녹조가 발생, 관계 당국이 '관심' 경보를 내리고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17일 오후 나주시 영강동 인근 영산강에는 강에 비친 구름도 초록빛으로 비칠 정도로 녹조가 짙게 끼어있다.

인근에 정착돼 있던 어선 3대는 녹조로 인해 작동한 지 오래돼 보였으며, 어선에는 녹조가 붙어있었다. 녹조가 가득 낀 영산강 모퉁이에 있는 돌도 녹조로 뒤덮여 돌의 형상을 알아볼 수 없게 보이기도 했다.

이어 영산강이 'S'자로 보여 사진작가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이 찾는 나주시 공산면 금강전 인근 야산에서 본 영산강 또한 녹조로 가득해 초록 물감을 부어 놓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17일 오후 전남 나주시 영강동 영산강물에 녹조가 짙게 끼어 있다. 하얀 물티슈에 묻은 영산강 물이 녹조로 인해 녹색을 보이고 있다. © News1 황희규 기자

주민 김모씨(36)는 "매년 영산강에 녹조가 짙게 끼는 모습을 보고 있어 안타깝다"며 "녹조가 끼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녹조가 짙게 끼면서 한국수자원공사 k-water 관계자들이 녹조 수질 조사를 위해 물 등을 채취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녹조 제거를 위해 승촌보와 죽산보 수문을 순차적으로 개방하기도 했다. 또 본류로의 확산을 막는 작업을 위해 영산포 등의 지류에 대한 조류 제거작업을 벌였다.

이 밖에도 승촌보와 죽산보 중심으로 물순환장치 등 기존 장비를 최대한 가동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영산강에 녹조가 발생했다며 '관심' 경보를 발령했다.

당시 영산강에는 남조류 세포수가 1만7280cells/㎖ 이상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29일 기준인 6840cells/㎖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상태였다.

조류주의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의 4단계로 나뉜다. 관심 단계는 클로로필-a 농도가 70㎎/㎥, 남조류 세포수가 1만cells/㎖ 이상을 기록할 때 발령된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연일 폭염으로 인해 녹조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는 상태"라며 "방류 작업 등을 통해 녹조를 기준치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녹조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특히 녹조의 층이 두꺼워지면서 죽산보 인근 영산강의 4m 아래는 용존산소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진행한 영산강의 수질 등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현장 보고회를 갖고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산강유역환경청이 내린 녹조 '관심' 단계는 남조류 세포수가 1만cells/㎖ 미만이 2차례 기록돼야 해제된다.

17일 오후 전남 나주시 공산면 영산강물에 녹조가 짙게 끼어 있다.  © News1 황희규 기자

ragu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