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하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의 장혜진과 동메달을 획득한 기보배가 시상대에 올라 포옹하고 있다.2016.8.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지금 (장)혜진이 이기고 있나요?"

친구와의 맞대결에서 패해 2회 연속 2관왕이 좌절됐지만 아쉬움 속에서도 동료를 먼저 챙겼다. 값진 동메달을 획득한 기보배(28·광주시청)가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기보배는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모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여자 개인전 준결승전에서 장혜진(29·LH)에게 3-7로 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다.

기보배는 이후 곧바로 열린 3·4위전에서 알레한드로 발렌시아(멕시코)를 6-4(26-25, 28-29, 26-25, 21-27, 30-25)로 제치고 동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기보배는 올림픽에서 개인 통산 4번째 올림픽 메달(금3, 동1)을 획득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전,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보배는 동메달을 따고 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경기가 다 끝나고 나니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3위를 차지했지만 준결승에서 동료 장혜진에게 패한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준결승이 끝나고 장혜진과 기보배는 말없이 서로 꼬옥 안아줬다. 그는 "첫 번째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제 기량을 발휘 못해서 아쉽다"면서 "경기 끝나고 나서 3,4위전이기는 하지만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기보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3점을 쏘고도 승리를 거뒀다.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제 감각, 느낌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대표 선발전 때 종종 3점을 쏜 적은 있지만 올림픽에선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3개를 따냈던 기보배에게 이번 동메달은 굉장히 값진 메달이었다. 국제 대회 성적도 좋지 않아 마음고생도 심했다. 그는 "사실 2연패를 생각했는데 올해 국제대회에서 수상하지 못해서 마음을 비웠었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기보배가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을 때 뒤에서는 장혜진이 결승전을 치르고 있었다. 기보배는 이야기를 하던 중 "혜진이 이기고 있나요?"라고 물은 뒤 "이겨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기보배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했다.

"혜진이는 쾌활하고 긍정적인 성격이라 잘 해낼 것이라 믿었다"며 "제가 혜진이한테 많이 의지했었고 도움을 받았다. 누군가는 꼭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잘 이겨서 금메달을 가져와줘 너무 고맙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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