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6.8.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11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새 지도부간 상견례를 겸한 청와대 오찬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박 대통령은 '당정청 화합'을 거듭 강조했고 참석자들도 한목소리로 공감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대표를 주축으로 한 친박계 중심의 새 지도부와 청와대간 '신(新) 밀월시대'를 예고한 자리였다.
이날 박 대통령은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강석호, 이장우, 조원진, 최연혜, 유창수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와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회동을 가졌다. 청와대에서는 이원종 비서실장,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김재원 정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이 함께 자리했다.
낮 12시부터 시작된 오찬은 당초 1시간30분 가량 진행될 예정됐지만 20분이 더 지난 오후 1시50분이 돼서야 끝났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축하인사를 건네고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오찬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끌어갔다.한 참석자에 따르면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지켜본 이래 가장 많이 웃은 날"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협치'를 강조할 때마다 착용했던 분홍색 재킷 차림으로 등장한 박 대통령은 신임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특히 유창수 최고위원에게는 "새로운 청년스타가 되겠다"고 덕담을 했다.
박 대통령은 공개발언을 통해 새 지도부를 향해 "당부터 화합하고 또 당정청이 하나돼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대통령은 당정청 화합을 재차 강조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당정청이 하나가 돼 국민과 민생을 챙겨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취지로 말했고 참석자들은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도 "당정청이 잘 화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비공개 오찬에서 참석자들은 국회에서 제동이 걸린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전기요금 누진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현안에 대한 대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특히 새 지도부는 대통령에게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에 대해 "전례없는 이상기후로 국민들이 많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개편을 건의했고 대통령은 "좋은 방안을 찾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겨울철을 대비해 산동네 등 도시가스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에 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은 참석자도 있었다. 대전이나 대구, 부산 등 도심을 관통하는 철도를 지하화해서 민간이 개발토록 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 및 국정현안 관련 대화도 나눴으나 박 대통령이 가벼운 농담도 건네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는 전언이다.
대통령은 각 지역 사투리를 예로 들며 "경상도의 경우 '할머니 비켜주세요'가 세자로 '할매 좀!'이라고 한다", "호남에서는 '거시기'라고 하면 다 통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박 대통령은 "내가 농담을 하면 사람들이 다 듣고 웃고나서 '썰렁하다'고 한다"며 "썰렁하면 안웃으셔야 하는 거 아닌가. 억울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 메뉴로는 물냉면과 능성어찜이 나왔다. 이 대표의 취향과 호남 출신인 점이 고려된 메뉴로 알려졌다.
건배 제의는 비박(非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강석호 의원이 했다. 강 의원이 "(제가) 비주류로 자꾸 알려지는데 전 주류"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나도 그렇게 알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오찬이 끝나고 이 대표는 박 대통령과 25분간 독대 시간을 가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대에서 국정, 민생, 당운영에 대한 제 복안을 말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상당히 의미있게 나눴다"고 전했다. 또 그는 "대통령에게 자주 연락드리겠다고 말씀드렸고 대통령께서 알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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