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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립국악원 '성희롱 동료 감싼' 성우, 공연서 하차 결정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08-11 14:07 송고 | 2016-11-21 18:01 최종수정
한국 성우협회에 올라온 성우 A씨의 사과문 (사진캡처=한국성우협회 홈페이지)
한국 성우협회에 올라온 성우 A씨의 사과문 (사진캡처=한국성우협회 홈페이지)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이 어린이도 관람할 수 있는 소속단체의 정기공연에 미성년자를 성희롱한 의혹을 받은 동료를 두둔한 성우 A씨를 참여시키기로 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국립국악원은 결국 A씨를 출연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11일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예정된 국립국악원 소속 창작악단의 제91회 정기 연주회 '보다.듣다.다가오다'에 애니메이션 '날아라 호빵맨'과 '나루토'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중견 성우 A씨가 출연할 예정이었다.
'보다.듣다.다가오다'는 국악관현악 본연의 예술성을 살리면서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공연 방식을 결합해 구성된 국악관현악 콘서트다.

A씨는 이번 연주회에서 국악관현악 '키 큰 나무숲에서'와 함께 상영될 애니메이션에 목소리 출연자로 캐스팅됐다. 창작악단 예술감독을 지낸 작곡가 류형선이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동화 '피터와 늑대'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동물들과 사물의 섬세한 움직임을 국악관현악으로 들려주고, 여기에 성우의 목소리를 입힌 애니메이션을 함께 보여주는 형태의 공연이다.

그런데 A씨가 2012년 미성년자 성희롱 의혹을 받았던 동료 성우를 옹호하면서, 피해자였던 미성년자를 오히려 몰아붙였던 사실이 최근 다시 알려졌다. 당시 A씨의 동료 성우는 한 온라인게임에서 미성년자 유저들에게 접근해 성희롱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한국성우협회에서 정회원 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A씨는 성희롱 의혹 동료를 옹호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인기 게임 '오버워치' 영웅 캐릭터 '아나' 목소리 역할에서 자진 하차하고, 성우협회 게시판을 통해 사과문을 지난 7월22일 게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립국악원이 소속 단체 정기공연에 A씨를 출연시키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화예술계에 비난 여론이 일었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창작악단이 '미성년자 성희롱 사건 옹호 발언'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A씨를 공연 2개월 전에 섭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치완 창작악단 예술감독 대행과 류형선 작곡가가 현재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논의 끝에 정기공연에서 하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국립 공연단체에서 더구나 어린이도 보는 공연에 미성년자 성희롱 의혹을 받은 동료를 무분별하게 옹호한 성우를 출연시키려 했던 건 적절치 못했다"며 "국립 공연단체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 좀 더 엄격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창작악단의 정기공연은 '키 큰 나무숲에서'를 비롯해 '놀이노래로 놀자' '관현악 산조합주Ⅱ', '다물'(多勿) '천마도'(天馬圖) 등 초연곡 5곡으로 꾸며진다. 가격 1만~3만원. 문의 (02)580-3300.
제91회 정기 연주회 '보다.듣다.다가오다.' 포스터 © News1
제91회 정기 연주회 '보다.듣다.다가오다.' 포스터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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