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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김근태계 민평련과 만찬…우군확보 나서나(종합)

朴시장 "정치·대선 얘기 안해" 확대해석 경계
민평련 설훈 대표 "다른 주자들도 만날 것"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16-08-10 23:05 송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재야 운동권 출신이 주축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전·현직 의원들과 여의도 근처 한 중식당에서 오후 7시부터 2시간여 동안 만찬 회동을 가졌다. 과거 고 김근태 고문이 민평련을 이끌었었다.

양측이 "편안한 저녁 자리"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박 시장이 대선주자로서 본격적인 '세력넓히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만찬 뒤 기자들과 만나 "밥 먹는 것도 뉴스가 되는 모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민평련 측 참석자인 홍익표 의원은 "김 고문과 민주화운동을 오래한 분들과 박 시장이 민변을 하면서 오랫동안 인연이 있었다"며 "그분들과 오랜만에 편안한 식사를 하신 걸로, 정치적 해석은 안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민평련이 대선주자들과 만남을 갖는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이어진 물음에 "후보들이 확정도 안됐고, 누가 나올지도 모른다. 일상적인 업무 얘기지, 정치나 대선 관련 얘기는 아무것도 안했다"고 거듭 신중한 모습을 보였고, 이에 박 시장도 "진짜 맞다. 제가 확인해드린다"고 거들었다.

박 시장은 '민평련이 박 시장에 대한 국가정보원 사찰의혹 관련 성명도 내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제가 민주당(더민주) 소속인데 당연히 해주실만한 일"이라며 "그건 (민평련에) 감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뒤이어 '당내 유력 대선주자 중…'이라는 질문이 다시 나오자 손사래를 치면서 "그거 아니라니까"라고 답한 뒤 자리를 떴다.

당초 이날 대화 주제는 박 시장에 대한 국정원 사찰의혹을 비롯해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 등에 관한 것으로 전해졌었다. 다만 박 시장이 당내 유력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인 점, 민평련이 당내 영향력 있는 계파모임 중 하나라는 점에서 양측의 만남이 단순한 현안 논의 차원은 아닐 것이란 풀이를 낳았다.

민평련은 '운동권의 맏형'으로 불리는 고 김근태 고문을 따르는 인사들의 모임으로, 현재 4선 중진인 설훈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은 노선상 당내 친노(親노무현)·친문(親문재인) 세력과 가까워 범주류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캐스팅보트' 성격을 띤다.

일례로 이들은 지난 2012년 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민평련 차원 지지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가졌을 당시 김두관·문재인·손학규·정세균 후보 중 대세론을 형성했던 문 후보를 택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김 전 고문과 친구사이였던 손 후보를 택하면서 경선판을 술렁이게 만들었었다.

아울러 박 시장 입장에선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기동민 원내대변인이 속해 있는 데다 자신이 사회운동가 출신인 만큼 어떤 모임보다 심적으로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박 시장은 대선주자이기는 하지만 당내 세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4·13총선에서 측근들을 출마시켜 세력확보를 노렸지만 썩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박 시장의 정책대변인 등을 맡았던 강희용 전 당 부대변인, 권오중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박 시장 선거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지냈던 민병덕 변호사,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장백건 전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상임감사, 천준호 전 비서실장 등이 줄줄이 경선 또는 본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같은 이유로 박 시장과 민평련의 회동은 박 시장의 거듭된 '우군확보' 움직임으로 읽힌다. 박 시장은 민평련에 만찬 회동을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안팎에선 이미 박 시장이 정치권과 점차 접촉면을 늘릴 예정으로, 시와 여의도로 '두집살림'을 시작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시장 측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민평련이 대선주자들과 한 번씩 만나겠다고 한 만큼 이날 만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닐 것"이라며 "기 원내대변인과의 인연 때문에 유력후보들 중 처음으로 만나는 정도가 아니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다만 기 원내대변인은 이날 만찬엔 선약을 이유로 불참했다.

설훈 의원은 "다른 주자들과도 만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김민기, 김영진, 김한정, 권미혁, 설훈, 소병훈, 신동근, 오영훈, 우원식, 윤후덕, 인재근, 홍익표, 홍의락 의원 등과 유선호, 이호웅, 장영달 전 의원 등 20여명에 가까운 인사들이 참석했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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