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이 9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필리핀과 중국 간 관계를 개선할 목적으로 홍콩을 찾았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가까운 인사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 AFP=뉴스1

남중국해 중재 판결로 경색된 필리핀-중국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특사로 나선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88)이 9일 중국 본토를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측근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중국 정부도 10일 라모스 전 대통령의 방문에 화답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향후 베이징 방문이 성사되며 양국관계의 물꼬가 트이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현지 매체에 따르면 라모스 전 대통령은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할 일은, 지금은 은퇴했으나 베이징 고위 당국자들과 가까운 관계인 오랜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그 친구들이 시 주석과도 가까운 관계라면서 "몇몇은 은퇴하긴 했지만 (중국) 의회의 이런 저런 위원회에서 위원장을 지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콩과 광둥(廣東) 하이난(海南), 푸젠(福建)성에 지내는 친구들을 만날 것이라면서 향후 중국 본토 방문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그러나 베이징 방문에 대해서는 "베이징 대사관으로부터 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거론했다. 이는 베이징 당국이 해당 안건과 관련해 필리핀 측과 협의 중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자신이 중국 남중국해 연구원인 우스춘(吳士存) 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외에 만날 인사나 구체적 일정에 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편 라모스 전 대통령은 자신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아주 특별한 대사로서 이곳을 방문했다"면서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싶으며 선의와 화합에 다시 불을 붙이고자 한다"고 언급, 자신의 방문 목적이 양국 관계 개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자신의 방문이 공식적이라기 보다는 사적인 성질에 더 가깝다면서 "낚시 여행과 약간의 골프를 즐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라모스 전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화춘잉(華春瑩)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중국과 필리핀은 전통적인 우호국이자 이웃국가"라며 "양국은 함께 노력해 관계를 개선하며 대화와 협력을 회복하고 건강하면서 안정된 양국관계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양국의 접촉에 개방된 태도를 갖고 있다"면서 "라모스 전 대통령이 특사로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12일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남중국해 영유권 중재에 관해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이틀 뒤 두테르테 대통령은 라모스 전 대통령을 중국에 특사로 보내 대화에 나서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변인인 어니 아벨라는 라모스 전 대통령의 방문 목적이 "미래의 외교적 대화에 길을 닦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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