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올림픽] 통역에 주장에 에이스까지…바쁜 김연경의 하루

(리우=뉴스1) 이재상 기자 | 2016-08-10 05:57 송고 | 2016-08-10 08:56 최종수정
여자배구 올림픽 대표팀 김연경이 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체육관에서 열린 리우하계올림픽 조별리그 A조 2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2016.8.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여자배구 올림픽 대표팀 김연경이 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체육관에서 열린 리우하계올림픽 조별리그 A조 2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2016.8.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저기 한국 기자들도 있으니까 한국말도 좀 해줘요."

한국말이 서툰 현지통역을 위해 친절하게 설명도 하고 공식 기자회견, 각종 인터뷰 등도 주장인 그의 몫이다. 여기에 코트에 들어가서는 가장 많은 공을 때린다.
여자 배구대표팀의 주장 김연경(28·페네르바체)은 선수단에서 가장 바쁜 선수 중 한 명이다. 캡틴으로 공식 인터뷰에 들어가면 그를 향한 각국 취재진의 질문이 쇄도한다. 한국 취재진이 믹스트존에서 가장 기다리는 선수는 바로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9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체육관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20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1-3(23-25 25-23 23-25 14-25) 패배라는 고배를 들어야 했다.

김연경이 공격을 하려고 뜰 때마다 러시아 블로커 3명이 따라붙었다. 190㎝이 넘는 장신 선수들이 버티는 바람에 김연경은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연경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대뜸 "와~ 아니 무슨 3명이 다 나한테 (블로킹을)오더라"고 하소연을 했다. 그는 "당연히 집중 견제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잘 이겨내지 못했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일을 겪을 수 있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공식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 브라질, 러시아, 한국 취재진 등이 김연경을 향한 질문을 쏟아냈다. 브라질 기자는 "예전 페네르바체(김연경의 소속팀)에서 감독이었던 제호베르투가 당신은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고, 김연경은 "그분은 제 아버지 같은 분이다. 항상 고맙고 존경한다"고 답했다. 그 말을 들은 브라질 취재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감을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을 방문해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동과 선수촌 일대를 둘러보고 선수단을 격려, 김연경을 비롯한 배구여자대표팀과 쎌카를 찍고 있다. 2016.8.5/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을 방문해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동과 선수촌 일대를 둘러보고 선수단을 격려, 김연경을 비롯한 배구여자대표팀과 쎌카를 찍고 있다. 2016.8.5/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 출신 통역은 어린 시절 브라질에 온 탓인지 한국말이 다소 서툴렀다. 김연경은 통역이 내용을 잊어버리고 버벅대자 옆에서 대신 설명해주기도 했다. 일본과 터키리그 등에서 오랜 외국 생활을 한 김연경은 일본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일부 취재진이 그 이야기를 꺼내자 김연경은 수줍은 표정으로 "외국 생활을 해서 조금 알아듣는다"며 웃었다. 항상 당당하던 김연경이 다소 수줍어하는 모습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여자 배구 대표팀에는 공식 통역이 없다. AD카드가 부족해 감독, 코치, 트레이너, 전력분석원 그리고 선수단 12명만이 출입증을 받았다. 원래 대표팀에는 매니저가 있었지만 리우에 함께하지 않았고, 네덜란드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얼마 전 리우 훈련을 갔을 때 관계자가 한국 코칭스태프와 대화가 잘 되지 않자 현장을 찾았던 취재진에게 영어 통역을 부탁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그것을 본 선수들은 "감독님이 영어가 안 될 때면 김연경을 항상 찾는다"고 귀띔했다.

코트에서는 난폭한 '폭격기'로 변하는 김연경이지만 코트 밖에서의 모습은 달랐다. 김연경은 "당연히 주장으로서 해야 할 몫"이라며 "목에 뭐라도 하나 걸고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 하고 싶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런던 올림픽 3,4위전에서 아쉽게 일본에 패해 4위에 그쳤던 김연경은 "반드시 메달을 따고 돌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lexei@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