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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용 전기료 싸다" 美 철강업계 몽니..진실은?

산업용 전기료 평균 단가, 한국보다 미국이 저렴
무역특혜연장법 위반, 포스코에 최고 세율 '이유'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2016-08-08 18:50 송고 | 2016-08-08 19:21 최종수정
 

미국 철강업계가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싸다는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 저렴한 전기요금 덕분에 한국산 철강재가 싸게 만들어져 수출되는 바람에 자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인데 정작 미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최근 한국산 냉연·열연강판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한 미국 상무부도 미국 업계의이같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상계 관세율을 최종 판정했다. 포스코는 반덤핑 관세율 3.89%, 상계 관세율 57.04% 등 총 60.93%의 관세율을, 현대제철은 반덤핑 9.49%, 상계 관세율 3.89%를 포함 13.38%의 관세율이 결정됐다.

이번 제소를 추진한 현지 철강업체들은 제조 및 수출 과정에서 보조금 지급을 문제 삼았다. 열연 제조 과정에서 한국업체들이 적정가격 이하로 전력 등을 공급받았으며 한국수출입은행의 단기수출금융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수출금융보험 지원 등 총 41개의 지원 프로그램을 불법보조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사를 진행했던 미국 상무부는 현지 업체들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이달 4일 공개된 한국산 열연제품에 관한 조사 보고서에도 전기요금에 관한 내용은 단 한 줄도 나와 있지 않다.

이번 포스코가 높은 상계 관세를 부과받은 것은 무역특혜연장법에서 규정한 성실조사 협조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포스코는 조사과정에서 열연강판 제조에 원료를 제공한 자회사 리스트와 수출과 관련한 지원 대출 내역을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포스코는 요청에 따라 필요한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상무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해 6월 피조사자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협조 의무 위반으로 최고 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무역특혜연장법을 발효했다. 또 해당 법안에는 피조사자가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당국이 피조사자에 불리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당초 예비판정에서 포스코는 7.33%의 반덤핑 관세와 상계 관세 포스코 0.17%의 미소마진을 판정받았다. 하지만 최종판정에서 상무부는 무역특혜연장법 위반을 문제 삼으며 포스코에 사실상 최고 세율을 부과했다.

하지만 예비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최종보고서에도 미국 업체들이 주장했던 전기요금 특혜와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당시 산업용 전기요금은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비싼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용 전기 평균 공급단가는 107.41원/kWh다. 같은 기간 평균 원/달러 환율 1131.5원 적용하면 미국의 산업용 전기 평균단가는 한국보다 저렴한 78.84원/kWh에 불과하다. 환율변동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하더라도 미국 전기요금은 한국보다 낮았으면 낮았지 높지는 않다.

한국전력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의 전기요금은 주별로 다르지만 대략 10센트 안팎으로 OECD 35개 회원국중 하위권에 속한다. 2014년 기준 미국 에너지정보국이 밝힌 미국 평균전기요금은 KWh당 10.45센트(110.05원)이다.

이전에 미국 철강업계는 전기요금에 대한 시비를 걸었었다. 2014년 10월 유정관 파이프를 생산하는 미국 노스웨스트파이프 등 8개 철강사들이 한국의 철강업계에 전기를 헐값에 공급하고 있다며 미국 당국에 제소했지만 무혐의로  결론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조차 국내 전기요금 체계를 문제 삼지 않았지만 오히려 국내에서 낮은 전기료로 생산된 국산 철강재가 미국에서 무역제재를 받았다는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제재로 사실상 미국에 열연 수출을 이어가기 힘들어진 포스코는 WTO에 제소하는 등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최종 판정까지 최소 2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미국 수출은 상당한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판정은 포스코가 제출한 자료를 부인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한 자유무역을 촉진하는 WTO 규정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불공정한 조치"라며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미국 무역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WTO 제소를 추진하는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kiro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