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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먹고 숨진 4세 여아, 28시간 동안 못먹었다

굶긴 친엄마, 쓰러진 딸 꾀병이라며 마구 폭행
인천지법 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 예정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2016-08-06 11:36 송고 | 2016-08-06 13:14 최종수정
6일 오후 햄버거를 먹던 4살짜리 딸이 숨진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  2016.8.6 © News1 주영민 기자

햄버거를 먹은 뒤 이를 닦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숨진 4세 여자아이의 친어머니는 딸에게 하루 넘게 밥을 굶기고 수차례 때리는 등 심한 학대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A양(4)은 숨지기 전인 지난달 29일 어머니 B씨(27)의 동거녀이자 직장동료인 C씨(27)와 C씨의 남자친구를 따라 강원도 속초 여행을 다녀왔다. B씨는 당시 근무 때문에 함께 가지 않았다.
B씨는 딸이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이달 1일 오전 8시께 A양을 40분가량 벽을 마주보고 서 있도록 벌을 줬다. C씨로부터 “A양이 여행 갔을 때 소변을 안 누고 오랫동안 참고 있더라”며 “소변을 참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고 하는 말을 듣고 화가 났기 때문이다.

B씨는 이후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28시간가량 A양에게 밥과 물을 주지 않고 굶겼다.

경찰 추가 조사에서 B씨는 “딸의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해 벽을 보고 있으라고 벌을 준 뒤 40분가량 지나 방에 데리고 들어가 함께 잤다”며 “다음 날 오전에 함께 햄버거를 먹었다”고 진술했다.
인천지법은 6일 오후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 예정이다.

전날 인천 남부경찰서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께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 화장실에서 이를 닦던 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바닥에 부딪히게 한 뒤 머리와 배, 엉덩이 등을 발로 걷어찬 혐의다.

당시 B씨는 딸이 꾀병을 부린다며 발로 걷어찼다.

B씨는 또 지난달 14일부터 딸이 사망한 이달 2일까지 말을 듣지 않거나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A양을 총 8차례에 걸쳐 폭행했다.

그는 딸을 폭행할 때 신문지에 테이프를 감아 만든 길이 45cm 몽둥이나 세탁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철제 옷걸이 등을 사용했다.

B씨는 지난 4일 딸의 발인식을 마친 뒤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다가 경찰의 계속된 수사와 언론 보도 등에 압박을 느끼고 학대 사실을 자백했다.

경찰 초기 조사에서 B씨는 “딸의 몸에 멍이 든 것은 사고 당일 딸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을 때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몇 차례 때리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지 학대를 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신문지에 테이프를 감아 만든 몽둥이도 키우던 강아지에게 쓰려고 만들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햄버거를 먹고 이를 닦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진 4살 어린이의 어머니가 딸을 때릴 때 사용한 신문지에 테이프를 감아 만든 몽둥이. 2016.8.5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 News1 

A양은 태어난 2012년 부모가 이혼해 아버지(30)와 함께 할머니 밑에서 자라다가 지난달부터 어머니 B씨와 지냈다.

2012년 혼인신고까지 한 A양의 부모는 경제적인 이유와 A양의 할머니가 위독해지면서 이혼했다.

이후 A양의 아버지는 인천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딸을 키웠다. 하지만 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더 이상 A양을 돌볼 수 없게 되자 지난 4월 인천의 한 보육원에 딸을 맡겼다.

이후 A양의 어머니인 B씨가 딸을 키우기로 하면서 지난달부터 B씨와 지냈다. B씨는 현재 인천의 한 제조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양을 데리고 나올 때 보육원에 “일을 하는 낮에는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퇴근 후에는 직접 돌보겠다”는 내용의 아동양육계획서를 제출했다.

A양은 지난 2일 오후 1시께 인천 남구의 한 다세대주택 화장실에서 이를 닦던중 쓰러졌다.

A양은 숨지기 전 어머니 B씨와 함께 집에서 햄버거를 먹었으며, 당시 집에는 A양과 B씨, 동거인 C씨 등이 있었다.

B씨는 딸이 쓰러지자 119에 신고했고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소방대원이 전화로 알려준대로 심폐소생술을 했다. 하지만 A양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병원 관계자는 숨진 A양의 얼굴과 팔·다리 등에 멍 자국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 결과 숨진 A양의 머리에서 멍자국과 뇌출혈 흔적이 발견됐지만 사인은 알 수 없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ym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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