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이대 평생교육단과대학 철회…타 대학 확산 가능성 낮아

대다수 대학 문제없이 사업 진행
외부 세력 배제가 반발 확산 막아

(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김현정 기자 | 2016-08-04 16:49 송고 | 2016-08-04 17:43 최종수정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미래라이프대 사업(평생교육 단과대학) 철회를 촉구하며 본관 점거농성 중인 이화여대 학생 중 한 명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DB© News1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미래라이프대 사업(평생교육 단과대학) 철회를 촉구하며 본관 점거농성 중인 이화여대 학생 중 한 명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DB© News1

이화여대가 학내 반발에 부딪혀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평단)을 철회한 이후 일부 선정 대학에서도 약간의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교내에 경찰을 투입해 사태를 키웠던 이화여대와는 달리 대규모 반발이나 철회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 사태로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이후에도 대부분 대학이 문제없이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일부 대학에서는 별도의 간담회를 여는 등 사업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발견된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5일 오후 교내에서 대학본부와 사업 관련 간담회를 개최한다. 사업 선정 이후부터 일부 학생들의 반발이 있었던 만큼, 계획을 명확히 확인하고 추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는 게 총학생회의 설명이다.

조성우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은 "7월 중순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이후부터 사업계획 자료를 대학본부에 요청해왔다"며 "간담회에서 학교 방침을 듣고 추후 학우들과 사업 시행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부총학생회장에 따르면 사업 선정 이후부터 '대나무숲'등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평단에 대한 학생들의 문의와 지적이 이어졌다. 조 부총학생회장은 특히 평단사업으로 인해 글로벌무역학과 학생들의 모집 형태가 바뀌는 점을 지적했다. 이제까지 정원 외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운영하던 글로벌무역학과는 국제통상학부 소속이었다. 2017학년도부터는 새롭게 생기는 평생단과대학을 통해 학생들을 모집한다.
학생회는 간담회 이후 학교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주 초 입장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동국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은 큰 반발없이 사업이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명지대  TF 꾸리고 서울과기대 학칙개정까지 마쳐

1차 선정된 명지대는 큰 학내 반발 없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대 본부는 이미 사업 진행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상태다.

명지대 관계자는 "사업 계획서 작성 전후로 두 차례 설명회를 개최했다"며 "준비시간이 촉박했던 이화여대와 달리 긴 준비기간 학내 의견을 수렴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1차 선정된 인하대 관계자도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평의원회에서 총학생회장과 졸업생 동문대표가 모여 사업 세부내용을 논의했다"며 "당시 큰 문제없이 통과했고 이후 반발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하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간혹 학교 홈페이지에 사업 문의가 올라오고 있지만 아직 총학생회 차원의 반대 계획은 없다"며 "다만 사업에 대해 정보가 많이 없어 학교와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과학기술대는 학칙 개정까지 마친 상태다. 서울과기대는 사업 신청 전에 학교 홈페이지와 게시판에 사업 내용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서울과기대 관계자는 "이미 예전부터 산업체 학생들을 선발하는 재직자 특별전형을 운영하고 있어 비슷한 취지로 운영되는 이번 사업도 별 문제없이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화여대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에 경찰이 투입되며 더 큰 반발을 불러온 만큼 다른 대학에서는 이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화여대는 이전부터 계속된 학생들의 불만에서 촉발된 대규모 농성 등으로 사업 철회가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직까지 다른 학교에 큰 반발이 없는 이유는 결국 학생운동의 쇠퇴 때문인 것으로 바라봤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이화여대는 지난해부터 프라임사업과 코어사업 선정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쌓인 상태였다"면서 "이것이 폭발된 게 이번 사태"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일부 대규모 대학 외에는 학생운동이 쇠퇴해 이 같은 움직임이 비교적 덜하다"고 덧붙였다.
 
노중기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도 "대학마다 조건이 천차만별이고 특히 지방대는 학생운동이 (비교적) 죽어있다"며 "이화여대는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SNS 등으로 동력을 얻을 힘이 있었지만 나머지 대학은 (반발이 일어날지) 회의적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농성 초반 이화여대 학생들이 다른 대학과 연대하지 않은 점도 전국적으로 반발이 확산되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여러 대학 학생회가 연대 성명을 발표했지만 이화여대 학생들은 문제가 학교 밖으로 확산되는 것을 거부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민감하게 대두되는 '외부세력 개입'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화여대만의 문제로 사태를 축소한 측면도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적극 연대의 길을 선택했다면 평단 사업을 바라보는 다른 대학 학생들의 시선도 달라졌을 거라는 의견이 대학가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화여대의 이번 결정으로 오는 9월 학생모집을 시작하는 평단 사업은 9개 대학이 시행한다. 동국대·대구대·명지대·부경대·서울과기대·인하대·제주대·창원대·한밭대 등은 8월 중순 사업관리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사업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jhlee26@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