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한 배 탄 VIK&벨포트…'한국판 세포라' 베팅한 투자자 운명은?

수백억 적자에도 수익금은 꼬박 배분 '미스터리'
정당한 투자계약이었을까… 커지는 궁금증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6-08-03 07:20 송고 | 2016-08-03 09:16 최종수정


서울 명동 벨포트 유네스코점.
지난 28일 오후 명동에 있는 대부분 화장품 브랜드숍과 편집숍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가운데  벨포트 매장은 한산했다. © News1

'한국판 세포라'가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출범한 화장품 편집숍 벨포트가 2년 만에 사업 지속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벨포트에 투자해 주식 40%를 보유한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등이 유사수신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가운데 이 결과에 따라 벨포트도 사업을 중단해야 할 수 있어서다.

3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벨포트가 500억원 상당의 투자를 받고 440억원대 적자를 내면서 단기차입금을 갚는 데 급급하고 있다. 또 당초 2015년까지 100여개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가 무색하게도 현재 15개 매장 만을 운영 중이어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 2년 동안 486억원 투자받고 439억원 적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벨포트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모두 486억원을 약정투자받고 2015년까지 439억원 적자를 냈다. 지난해 12월 기준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67억5000만원이고 그중 22억원은 연이율 30%에 달하는 초고금리로 빌렸다.
벨포트는 재무구조가 악화된 점도 문제지만 사업지속이 중단될 수 있는 중대한 이슈에 휩싸여 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등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지 않고 2011년 9월부터 4년간 투자자 3만여명으로부터 투자금 7000억원을 모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어서다. 관계 회사 대표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됐다.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의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진정서를 내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

투자자라고 밝힌 한 제보자는 "벨포트가 수백억 적자를 내고 있는데도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수익금을 분기별로 지급해왔다"면서 "재판을 받으면서도 투자자를 모은다는 얘기가 나와 돌려막기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했다.

그는 또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벨포트에 투자할 사람들을 모집할 때 '원금지급' '확정수익'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업소개서에서 원금지급이나 확정수익 등의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단지 '투자자가 5종목에 분산 투자를 하면 20~30%(1년~2년) 수익률이 예상된다'라고 기재돼 있다.

허윤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어떤 목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것인지는 법원에서 판가름 날 부분"이라며 "다만 지금까지 정황을 종합해보면 정상적이지 않은 투자계약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벨포트가 순수한 목적으로 투자받았을 가능성도 있으며 수백억 적자를 내는 건 통상적인 현상"고 덧붙였다.

◇ VIK 판결 결과에 벨포트 운명도 판가름   

법률 전문가들은 유사수신 혐의가 인정됐을 경우 투자사인 밸류인베스트코리아뿐 아니라 투자를 받은 벨포트도 유동자산 등을 압류 및 추징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경 변호사(건국대 법학교수)는 "유사수신 혐의가 인정될 시 투자사뿐 아니라 투자를 받은 기업의 주식과 자산도 추징 대상이 된다"면서 "이 경우엔 벨포트가 정당한 목적으로 투자받았다 해도 계약이 무효 처리돼 투자금을 뱉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허 변호사도 "투자자들 주장대로 원금보장형 투자계약을 맺었으면 원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며 "원금보장형이 아니더라도 투자금이 다른 목적에 사용됐다는 것을 밝히면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영훈 벨포트 대표이사 © News1


◇ 검찰 "수상한 점 있어 사실관계 확인 중"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 관계자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에 수상한 점이 있어 들여다  보고 있다"며 "아직은 확인 단계이기 때문에 단정 짓긴 힘들다"고 말했다.

벨포트가 관여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부분도 추후 문제가 될 수 있고 안 될 수 있다. 지금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벨포트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답변을 할 수 있는 임직원이 모두 출장을 떠나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관계자는 "재판에서 무죄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영훈 벨포트 대표는 1983년 오리콤, 1995년 웰콤, 1998년 동방기획(현 BBDO Korea)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2014년 벨포트 설립 당시 삼성그룹 핵심인사였던 이학수 전 삼성물산 고문의 딸(이상희 벨포트 부사장)을 임원으로 영입해 주목받았다.

벨포트는 2014년 9월 강남 핵심 상권인 신사동 가로수길에 지하1층, 지상2층, 연면적 500㎡(151평)에 달하는 대형 화장품 편집숍을 오픈하고 행사를 크게 열어 화제가 됐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지분 40%를 보유해 벨포트의 최상위지배기업으로 올라 있다. 민 대표와 이 부사장은 각각 20% 지분을 가지고 있다.


ideaed@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