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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이 뭐예요?' 정유미, 솔직해서 사랑스럽다(인터뷰)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2016-07-31 10:49 송고
정유미는 사랑스러운 배우다. '로맨스가 필요해2012'를 통해 시청자들의 연애 욕구를 불태웠고, '연애의 발견'에서는 스스로의 연애를 돌아보게 하는 신비한 힘을 발휘했다. 엉뚱하고 발랄하고 고집 센 일상의 여자 캐릭터도 정유미를 만나면 사랑스러워진다.

실제로도 그랬다. 영화 '부산행' 개봉을 맞이해 만난 정유미는 쾌활하고 솔직했다. 여배우의 흔한 가식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할 때면 "이거 정말 안 쓰실거죠?"라며 눈치를 살피는, 귀여운 여자였다.
'부산행'이 칸 영화제에 초청되고 언론시사회 당시 뜨거운 호평을 받으면서 따라오는 부담감도 있었다. 특히 '천만 영화'라는 주변의 기대에 대한 어깨의 무거움이 없지 않았다.

정유미가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 News1star/ 매니지먼트 숲, NEW 제공
정유미가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 News1star/ 매니지먼트 숲, NEW 제공


정유미는 "많은 분들이 봐주면 좋을 거 같다"면서 "사실 500만도 너무 큰 숫자인데, 100만도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1000만이 안됐다고 해서 잘 안되는 영화처럼 보여지는 건 슬프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1천만 관객 돌파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영화계에서는 100만, 200만 돌파는 다소 쉽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에 대한 우려가 따라붙는 건 당연하다. 

정유미는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실은 영화배우로서 더 많은 활약을 했다. '도가니', '내 깡패 같은 애인'도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히말라야'는 약 776만 명을 동원했다. 이쯤되면 흥행 여배우라 부를 만하다.

'내 강패 같은 애인'을 통해 보너스도 받았다고 털어놓은 그는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흥행이었다. 너무 빵 터졌으면 무섭고 두려웠을 거 같다"며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성과들은 있었던 거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유미가 솔직한 입담을 과시했다. © News1star/ 매니지먼트 숲, NEW 제공
정유미가 솔직한 입담을 과시했다. © News1star/ 매니지먼트 숲, NEW 제공


'부산행'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마동석과의 호흡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첫 촬영날 '마요미'라고 불렀더니 '정요미'라고 받아친 마동석의 얘기를 하며 환하게 웃었다.

"하루하루 그렇게 시작했어요. 매일 별거 아닌데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한다는 게 중요해요. 덕분에 너무 편했죠. 많은 배우들이 나오다 보니 사실 호흡을 하는 게 많진 않았어요. 촬영할 때 가끔 밥을 먹으러 나가곤 했는데 같이 다닐 때도 엄청 든든해요. 아무도 못 건드리죠. 하하."

정유미는 마음에 없는 소리를 잘 하지 못하는 배우였다. 모르는 게 있으면 모른다고, 아닌 건 아니라고 똑 부러지게 말하는 구석도 있었다. "연상호 감독이 왜 정유미를 택했을까"라는 질문에 "안 물어봤다"며 웃는 모습이 그랬다.

"예전에는 작품이 들어오면 저한테 왜 줬냐고 물어봤어요. 그런데 이번엔 안 물어본 거 같아요. '어쩌다 이게 나에게까지 왔지?' 하는 얘길 했었죠.(웃음) 임산부 설정을 넣은 이유도 얘기는 안한 거 같아요. 필요하니까 넣었겠다고 생각하고 물어보진 않았죠."

작품을 선택할 때 여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염려하진 않는다고 했다. 아직 젊고 미혼이지만 임산부 역할을 맡으면서도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이미지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할 거 같아요. 작품을 통해 이미지를 바꾼단 것도 웃기지만 영화 안에서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는게 내 임무라고 생각해요. 내가 표현을 못할 거 같아서 꺼려질 수는 있지만 단순히 이미지 때문에 꺼린다는 건 바보 같은 걱정인 거 같고요."

정유미는 역할의 크고 작음에 대해서도 연연하지 않는 느낌이다. 그저 연기에 대한 욕심으로 꽉 차 있고 자신을 찾아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배우로서 제게 오는 기회들을 받아들이고 싶고 연기를 잘하고 싶어요. 뭐든 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뭐든 잘하는 건 아닌 거 같더라고요. 처음엔 그럴 줄 알았는데 연기는 할수록 어려워요. 기회가 오는 것이 감사하죠."

영화가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을 때 사실 정유미는 참석이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다녀온 뒤엔 잘 갔다왔다는 생각이 든단다.

"짧게 잘 갔다온 거 같아요. 일정이 짧았어요. 저는 그런 자리를 부담스러워해서 처음엔 안 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부산행'으로 가서 부담이 덜했죠. 감독님의 영화 자체에 대한 포커스가 있는 거니까 그런 점이 좋았어요. 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오면 긴장하고 굉장히 부담되거든요. 날씨도 너무 좋았고 귀한 경험이었어요."

어느덧 결혼적령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정유미는 열일 중이다. 급하게 생각하는 것도, 일부러 미루는 것도 아니다. 때가 되면 자연스레 받아들일 모양이다. 비슷한 나이의 싱글이라고 털어놓는 기자의 팔을 잡으며 정유미는 "얼른 결혼하세요"라고 다정하게 말했다. 끝까지 사랑스러운 배우였다.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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