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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외국인 임원들 황당 답변…"한국어 몰라서 '아이안심' 광고"

제인 前대표 "KCL보고서 은닉 없다" 혐의 부인
외국인 임직원 5명, "모른다" "기억 안 난다"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김수완 기자 | 2016-07-28 15:52 송고 | 2016-07-28 19:08 최종수정
 옥시 규탄 기자회견. (뉴스1 DB)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옥시 규탄 기자회견. (뉴스1 DB)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 중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의 거라브 제인 전 대표(47)를 포함한 외국 임직원들이 관련 혐의를 묻는 검찰의 이메일 질의서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른다'고 무성의한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제인 전 대표 등 외국인 임직원 5명에게 지난달 초 보냈던 서면 질의에 대한 답신을 받았으나 모두 관련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출신인 제인 전 대표는 2006~2008년 옥시 한국지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한 데 이어 2010~2012년 대표를 지냈다. 이 과정에서 제인 전 대표는 불리한 연구 보고서를 감추도록 지시하는 등 옥시의 증거 은폐에 깊숙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제인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실험 결과 보고서를 은닉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은닉한 적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제인 전 대표는 또한 서울대·호서대 교수에게 별도의 자문료를 지급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뢰한 흡입독성 실험과 별도로 자문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답했다.

특히 2003~2005년 이 회사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한 임원은 2004년 1월 제품 용기에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허위 문구를 추가한 경위에 대해 "한국어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라는 어이없는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005년 연구소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이에게도 안심' 문구를 계속 사용한 경위를 묻는 질문엔 "관여한 바 없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2005년부터 한국지사의 대표를 지낸 존 리 전 대표(48)도 당시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문구는 부적절한 표현이므로 삭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음에도 이를 그대로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옥시 본사에서 글로벌 연구개발(R&D)을 담당하기도 했던 한 임원은 'KCL의 흡입독성 실험 결과 불승인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앞의 사람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입장이라 구체적 경위는 모르겠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들 외에 다른 대상자들도 관련 혐의를 묻는 질문에 "시키는 대로 했다"  "알지 못한다"는 답변만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가습기 살균제 출시 과정에서 정부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관계부처 공무원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는 검찰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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