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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우향우' 민주 '좌향좌'…간극 벌인 양당 정강 비교

역대 가장 보수적, 가장 진보적 평가
공화든 민주든 北 적대· 韓 통상마찰은 불가피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6-07-27 08:00 송고
미국 민주·공화 양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좌측) 과 도널드 트럼프. © AFP=뉴스1
미국 민주·공화 양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좌측) 과 도널드 트럼프. © AFP=뉴스1


미국 민주당이 2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전당대회에서 채택한 대선 정강을 보면 주요 정책의 입장이 이전보다 왼쪽으로 움직였다. "사회민주주의자"를 자처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의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주 나온 공화당의 정강은 대통령 후보인 도널트 트럼프가 평소 강조해왔던 이민 규제 강화와 "미국 우선" 외교 정책 기조가 담겼다.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등 트럼프의 과격한 주장은 담기지 않았지만 이와 별개로 "역대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화당 정강은 주로 국가안보와 세계 질서 등에서 트럼프의 시각을 담았다. 트럼프의 고립주의 노선에 기반해 이란과 핵협상뿐 아니라 이라크와 리비아 등에서 국가건설과 군사 개입을 부정적으로 다뤘다.

이민자 문제에서는 멕시코 국경 지역 장벽 설치 주장을 담았다. 정강은 "남쪽 국경 전체에 따라 세워지는 장벽은 사람과 차량 통행을 막는데 분명히 충분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용어도 강경한 입장을 담았다.  "불법 이민자(immigrants)"는 "불법 외국인(alien)"으로 바뀌었다.

민주당은 외교와 안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기존 노선을 이어받는다. 민주당은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을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트럼프는 우리의 군을 '재앙'이라고 불렀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이민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을 지지한다. 그러면서 "고장난 이민 시스템을 긴급하게 수리해야 하고, 법을 준수하고, 지역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가족에게는 시민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공화당의 정강은 무역에서는 "미국을 우선에 두는, 협상이 보다 잘된 협정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협정이 미국의 이익과 주권 등을 적합하게 보호하지 않을 때, 협정은 거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강에 담긴 "협상에서 물러날 의향이 있을 때에만 협상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공화당원들은 알고 있다"는 문구는 "미국 우선" 외교 정책을 촉진시키기 위해 트럼프의 발언을 뚜렷하게 반영한 것이라고 CNN은 진단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지난 21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그녀(힐러리 클린턴)는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다. 우리의 제조업을 죽일 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의 지배에 미국이 종속되게 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지지했다"고 한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미FTA를 놓고 통상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은 무역 정책과 맞물려 중국에 대한 입장도 크게 강경해졌다. 정강은 "우리는 중국으로 하여금 환율 조작, 정부 구매에서 미국 제품 배제, 중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지속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정강은 공화당과 달리 국제무역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상당수 자유무역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협정을 맺고 난 뒤에 양국이 세운 규칙을 어기는 국가들이 많았고, 대기업만 수익을 올리고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 표준 등이 악형향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자료 사진> © News1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자료 사진> © News1


정강은 "우리는 (FTA 체결) 경쟁을 중단하고 미국 내 일자리를 지키는 무역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우리가 수년 전 체결된 협정을 재검토(review)해야 한다고 믿는 것은 이 때문이다"고 한 점을 감안할 때 민주당이 재집권해도 통상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에 대해서는 공화와 민주 모두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은 "가학적 독재자가 통치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억압적 정권"이라고 비난하며 "수차례 핵실험을 진행했고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능력을 개발중"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김씨 일가의 노예국(Kim family’s slave state)"이라면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고 증명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지를 지속적 요구한다"고 했다. 또 "북한 정권의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에서 인도양에 이르기까지 역내에서 호주와 일본, 뉴질랜드, 필리핀, 한국, 태국과의 관계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트럼프는 북한의 독재자를 칭찬하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을 버리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역내 핵무기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미국은) 태평양 국가로서, 환태평양의 모든 국가와 경제적, 군사적 그리고 문화적 관계를, 그리고 일본과 한국, 호주, 필리핀, 태국과 조약을 통한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고만 적시해 민주당과 입장차를 다소 보였다.

이밖에 민주당 정강은 최저임금 시간당 15달러 인상, 마리화나 합법화, 탄소세 도입, 연방준비제도 개혁, 회전문 인사 철폐, 월가 개혁, 사형제 폐지 등에서 "대담한 비전"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의회 기독교 모임의 리더이자 텍사스 대의원인 데이비드 바턴은 올해 공화당 정강은 "현대 역사에서 가장 보수적인 정강이다"고 평가했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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