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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중단위기 7조짜리 이라크 공사 GS칼텍스가 살렸다

이라크 재정난에 석유 플랜트 공사 지연, 중단위기
GS칼텍스가 미납대금 원유로 받기로 하며 정상화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2016-07-26 18:25 송고
현대건설과 GS건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라크 카르발라 지역의 프로젝트 지도. © News1
현대건설과 GS건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라크 카르발라 지역의 프로젝트 지도. © News1

사업규모만 7조원인 이라크 카르발라(Karbala) 플랜트 프로젝트가 GS칼텍스가 등판하는 묘수로 사업중단 위기를 해소하게 됐다.

이라크 재정난으로 밀린 사업대금을 GS칼텍스가 원유를 현물로 사주고 대금을 컨소시엄에 주는 구도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업계가 수주한 플랜트 공사 중 가장 큰 규모다.
26일 GS칼텍스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슬로우다운(공사진행지연) 조치가 내려졌던 이라크 카르발라 프로젝트가 최근 다시 정상적으로 공정을 재개했다.

해당 현장은 이라크 석유부 산하 석유프로젝트공사(SCOP)가 발주한 것으로 지난 2014년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  설계·구매·시공·시운전(EPC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Commissioning)을 포함하는 LSTK(Lump Sum TurnKey) 계약이었다.

수주금액은 60억4000만달러(한화 약 7조원)로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국내 건설업계가 수주한 것 중 가장 큰 규모다.
오는 2018년 말까지 이라크 카르발라 지역에 하루 14만 배럴 규모 원유를 정제해 액화석유가스(LPG)·휘발유·경유 등을 생산하는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컨소시엄은 현대건설(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컨소시엄 리더, 37.5%)과 GS건설(37.5%), SK건설(25%)로 구성됐다.

현대건설 측이 석유정제고도화시설(FCC) 등을 건설하고, GS건설은 원유정제 진공증류장치(CDU) 등 화학설비 쪽을, SK건설은 유틸리티 분야를 맡았다. 현재 약 22% 가량 공사를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라크 정부가 대금 지급을 미루면서 컨소시엄에 참가한 건설사들이 지난 4월부터 슬로우다운에 들어간 상태였다. 지난 1분기 기준 미납액만 1488억원에 달하면서 프로젝트 철수설까지 나왔다. 슬로우다운에 따라 공사기간의 연장도 유력하다.

이라크 정세 불안이 계속되면서 SCOP의 재정도 악화된 것이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해 이라크의 예산 규모는 900억달러로, 205억달러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지난 5월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라크에 대한 54억 달러의 자금 지원을 결정하기도 했다.

위기 돌파의 묘수는 GS칼텍스였다. 최근 컨소시엄이 미납대금을 원유로 받기로 하면서 공사가 정상화 작업에 들어선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금 대신 컨소시엄의 요청에 따라 GS칼텍스가 대금 규모만큼의 원유를 사서 컨소시엄에 지급하기로 했다.

2분기 이상 계속된 미납기간을 고려할 경우 GS칼텍스가 사주기로 한 원유의 규모는 최소 3000억원 이상으로 관측된다. 안정적인 공사의 진행을 위해 수조원 이상의 원유를 구입하는 조건일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기준 약 17조원을 원유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카르발라 프로젝트와 관련해 원유를 구매하기로 한 것은 맞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구매 규모와 기간 등은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k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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