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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은행부실, EU 규정 강요하면 '2차 유로위기'

롬바르드 "예금주 손실분담은 정치적 자살행위"

(서울=뉴스1) 박병우 기자 | 2016-07-14 08:03 송고 | 2016-07-14 09:13 최종수정
마테오 렌지 이탈리아 총리. © AFP=뉴스1
이탈리아 마테오 렌지 총리가 은행 부실 처리와 관련된 유럽연합(EU) 규정을 위반하는 방법으로 난국을 돌파하는 길과 총리직에서 쫓겨나는 것 가운데 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경제분석 전문기관 롬바르드가 평가했다.

은행 부실 처리 과정에서 국민에게 일부 손실 부담을 전가하는 '베일인(bail-in)'은 렌지 총리로서는 사실상의 정치적 자살 행위라고 롬바르드는 13일(현지시각) 지적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은행채권의 거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EU 당국도 '베일인' 우선 조항을 우회하는 방안에 동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끝내 EU측이 동의하지 않고 문제 해결에 실패한다면 이탈리아 정치 문제를 벗어나 유럽 정치권의 대격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롬바르드는 경고했다. 제 2의 유로존 위기를 자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에도 2008년 '리먼 사태' 나 2011~12년의 유로존 위기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전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는 유럽 은행권, 특히 이미 취약한 상황에 몰려 있는 이탈리아 은행에 치명적일 수 있다.

롬바르드에 따르면, 은행의 조기 경보 지표로 활용되는 '텍사스(texas) 비율'로 본 이탈리아 은행은 거의 파산 직전이다. 텍사스 비율은 90일 이상 무수익여신을 자산과 대손충당금의 합계로 나눈 것으로 100%를 넘으면 위험하다.

롬바르드와 IMF에 따르면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은 이미 1년전부터 시스템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취약한 경제와 느슨한 대출 관행, 수익성 저하 탓이다.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NPL)채권은 2100억~3600억유로(약 267조원~457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의 20% 수준이다.

롬바르드의 다리오 퍼킨스 연구원은 "여기에 브렉시트까지 덮치며 저금리가 추가 연장되고 은행의 수익성 타격이 지속될 것이라는 압박이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브렉시트는 유럽 자산의 위험 프리미엄을 끌어 올렸다. 따라서 유럽 은행주는 곤두박질쳤으며 연초이후 나타났던 하락세는 더 심화됐다.

퍼킨스는 "기업수익 회복과 대기해 있는 기업투자 수요 등 긍정적 측면이 존재하나 은행 부실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태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퍼킨스는 "렌지 총리는 즉각적인 은행권 위기와 국민에게 책임을 지게하는 방법 중 하나를 강요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두 방안 모두 10월 헌법개정안 투표의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렌지 총리의 사임은 반체제 정당의 집권으로 이어지면서 유럽 전체의 정국은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확산될 수 있다. 결국 렌지 총리는 규정 위반을 선택하고, EU 당국도 규정을 피해가는 방법에 동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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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b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