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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게임 뜬다]美·中·日 혁신행보…변화에 눈감은 韓게임

<중>넥슨·엔씨·넷마블 등 대표주자들 도전보다 안주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6-07-13 14:45 송고 | 2016-07-13 15:08 최종수정
지난 6일 출시된  넥슨의 신작  '서든어택2'.  300억원의 거액이 투입됐으나 게임성 부족을 이유로  이용자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 News1
지난 6일 출시된  넥슨의 신작  '서든어택2'.  300억원의 거액이 투입됐으나 게임성 부족을 이유로  이용자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 News1


일본 닌텐도는 '포켓몬 고'를 통해 증강현실(AR)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게임강국임을 자처하는 국내 게임사들은 현실에 안주한 채 변화를 외면하고 있다. 초창기 히트친 온라인게임으로 10년 넘게 먹고 살고 있거나 히트게임의 지적재산권(IP) 장사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는 사이, 미국과 일본, 중국의 게임업체들은 혁신적인 행보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와 동작인식게임 '위'의 인기를 이어갈 후속 게임을 내놓지 못하면서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지만 '포켓몬 고' 하나로 그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덕분에 닌텐도의 주가는 연일 급등하며 '닌텐도'에 이어 또다시 게임의 새로운 장르를 주도하게 됐다.

미국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중국의 텐센트도 기존 플랫폼을 꾸준히 혁신시키면서 전세계 PC와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최근 블리자드가 선보인 온라인 게임 '오버워치'는 수년간 국내 PC방 점유율 1위였던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제치고 선두자리를 차지했다. 국내업체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달성한 것이다.

한국게임의 수입상으로 시작했던 텐센트는 클래시오브클랜의 개발사인 수퍼셀을 천문학전인 돈을 주고 인수하면서 전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의 큰 손으로 거듭났다. 강력한 내수를 바탕으로 어느덧 고도의 기술과 최적화를 필요로 하는 모바일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도 중국 게임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 일본 게임사들이 끝없이 도전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동안, 우리나라 게임업체들은 현실에 안주하기 바빴다. 국내 게임업체 대표주자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모두 변화를 꾀하지 못하고 있다. 국산 모바일 게임 역시 간단한 퍼즐과 전략, 액션 RPG 등 일부 장르에 국한돼 있다.
넥슨은 10년전 흥행작인 서든어택과 던전앤파이터 등에 의존하며 먹고살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300억원의 거액을 들여 '서든어택2'를 개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오버워치' 수준의 혁신을 기대했지만 10년전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게임성 탓에 개발사인 넥슨지티의 주가만 10% 가까이 급락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메이플스토리2'도 원작의 게임성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참패했다.

국내 최고의 게임 기술력을 자랑했던 엔씨소프트도 넥슨과 별반 다르지 않다. 출시된지 17년이 지난 올드 히트작 '리니지'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PC 시대의 영광에 도취돼 모바일 게임시장 진출도 타사보다 더디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모바일에서 발생하는 넷마블은 VR을 비롯한 새로운 게임 플랫폼 등장을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만나 급성장한 만큼,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부담스러운 탓이다. 넷마블 고위 관계자는 "VR 게임이 현실화되는 데는 꽤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최근 시장 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대형 게임사들이 현실에 안주해 있는 동안 이들에 뒤처져있던 중견 게임사들은 혁신 대신 개발조직을 대거 축소하고 올드 히트작을 활용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와 올초 개발인력 상당수를 자회사로 내려보낸 위메이드, IP 사업을 통해 로열티 수익 확대에 주력하는 웹젠 모두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기엔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오히려 모바일 전환에 실패했던 중소 게임사들이 VR을 통한 혁신을 꾀하고 있지만 만연한 인력난과 자금난 탓에 성공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급조된 VR 사업을 홍보하는 게임사들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업체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미래 시장에 대비하는 해외 업체들에 비해 퀄리티가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 환경 변화를 인지하고 있으나 게임 출시를 결정하면 절대 뒤집힐 수 없는 한국만의 조직문화가 결합되면서 변화가 더욱 더딘 것 같다"고 설명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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